MVP 페디 "NC와 재계약도 고려, 가족 생각해서 결정할 것"

이상철 기자 2023. 11. 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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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트리플크라운 달성, 압도적 지지로 MVP 수상
"내 야구 인생에 최고의 시즌"
NC 페디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올해 프로야구에서 각종 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별'에 등극한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가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뛸 가능성을 열어뒀다.

페디는 27일 웨스틴조선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총 5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먼저 평균자책점(2.00)과 다승(20승), 탈삼진(209개), 투수 부문 수비상 트로피를 받은 페디는 마지막에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예상대로 MVP 기자단 투표에서 페디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총 111표 중 102표를 획득해 노시환(6표·한화 이글스), 홍창기(2표·LG 트윈스), 최정(1표·SSG 랜더스)를 큰 표 차로 따돌렸다.

외국인 선수가 정규시즌 MVP를 받은 것은 이번이 8번째다. 앞서 타이론 우즈(1998년), 다니엘 리오스(2007년·이상 두산 베어스), 에릭 테임즈(2015년·NC), 더스틴 니퍼트(2016년), 조시 린드블럼(2019년·이상 두산), 멜 로하스 주니어(2020년·KT 위즈), 아리엘 미란다(2021년·두산)가 MVP를 차지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선수는 포스트시즌이 종료된 후 진행되는 시상식에 불참해왔다. 이날 승률상의 윌리엄 쿠에바스(KT), 좌익수 부문 수비상 기예르모 에리디아(SSG)도 영상을 통해 수상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NC 페디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후 아버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그러나 페디는 아버지 스캇 페디와 함께 이례적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 시상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페디는 "MVP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현장에서 이렇게 MVP 트로피를 받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KBO리그에 왔을 때만 해도 MVP를 탈 것이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뜻깊게 마무리해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페디의 MVP 수상은 예견된 일이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페디보다 빛난 선수는 없었다. 그는 30경기에서 180⅓이닝을 던지며 20승6패, 탈삼진 209개, 평균자책점 2.00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압도적 기량으로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한 페디는 투수 트리플크라운의 대업을 이뤘다. 이전까지 투수 트리플크라운은 선동열(1986·1989·1990·19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만 달성했는데 페디가 외국인 투수 최초로 이를 해냈다. 또한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20승-2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KBO리그에서 불멸의 기록을 남긴 페디는 "스스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시즌을 보냈다. '과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계속 해냈다. 내 야구 인생에 이런 시즌은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이어 "내가 올 시즌 KBO리그의 한 축을 맡아 뿌듯하다. 37년 만에 단일 시즌 20승과 200탈삼진 기록을 작성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내가 그 대단한 일을 해냈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NC 페디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후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3.11.27/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페디는 수상 소감을 전하면서 팀과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한 시즌 동안 희로애락을 나눴던 동료들에 대해 '나의 형제들'이라고 각별한 감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진행한 스프링캠프에서 NC 선수단에 처음 합류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야구가 많이 두려웠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고 언어의 장벽도 있었다. 아웃사이더가 된 느낌이 들기도 했다"며 "그렇지만 팀이 나를 좋아할 수 있도록 정말 노력했다. 동료들 역시 나를 많이 반겨줬다. 특히 김시훈과 친분을 쌓았는데 죽을 때까지 절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페디는 시상식이 끝난 뒤 신인상을 받은 '국가대표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한화)와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그는 "문동주에게 귓속말로 '다음에 이 MVP를 네가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문동주가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답하더라. 오늘 함께 상을 받아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 시즌은 끝났고, 이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할 때다. 자연스럽게 KBO리그를 평정한 페디의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NC는 페디와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지만, '거물'이 된 페디는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구애를 받고 있다.

페디는 "NC를 비롯해 여러 팀과 논의가 필요하다. NC와 재계약 협상도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 (어떤 팀에서 뛸지는) 가족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결정을 할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NC는 내 마음속에 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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