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가장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 ‘베테랑’
올시즌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는 단어는 단연 ‘베테랑’이다.
자유계약선수(FA) 1호 계약도 롯데 ‘베테랑’ 전준우였다. 롯데는 지난 20일 전준우와 4년 최대 47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9시즌을 마치고 첫 FA 자격을 얻었던 전준우는 당시 4년 최대 34억원이라는 다소 박한 평가를 받은 바 있다. 1986년생인 전준우의 나이가 적지 않다는 이유도 컸다.
하지만 오히려 전준우는 4년 후 더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영원한 롯데맨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성실함과 팀 내에서의 리더십 등이 더 높은 가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또 다른 베테랑 안치홍 역시 한화와 계약기간 4+2년, 총액 72억원에 계약했다. 1990년생인 안치홍은 전준우보다는 젊지만 올해 롯데의 주장을 맡을 정도로 고참급이었다.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인 한화는 이런 안치홍이 필요했다. 구단 측은 “안치홍이 가진 베테랑으로서의 안정감,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발빠르게 움직인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양상과는 반대로 베테랑이 제대로 대접하지 못해 최근 스토브리그는 들썩이고 있다.
시작은 2차 드래프트였다. 4년 만에 부활한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가 SSG 베테랑 김강민을 지명하면서부터 파장이 일어났다.
각 팀들은 35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꾸렸는데 SSG의 전신인 SK시절부터 뛰었던 ‘원클럽맨’인 김강민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 김강민은 은퇴와 한화행 사이에서 고민하다 한화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비기로 했다. 한화는 이밖에 정우람을 내년 시즌 플레잉코치로 활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베테랑 선수에 대한 예우로 팀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반면 SSG는 김성용 전 단장이 다른 부서로 보직을 이동하는 등 아직도 그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 행선지가 바뀐 베테랑은 김강민 뿐만이 아니다. 1988년생인 최주환은 가장 먼저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삼성 우규민도 KT로 팀을 옮기게 됐다.
이밖에 향후 행보에 대해 관심을 모으는 선수들도 모두 ‘베테랑’이다. 1982년생 동갑내기 삼성 오승환, SSG 추신수의 거취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승환은 FA 자격을 획득했지만 이미 삼성에 잔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삼성은 외부 FA로 또 다른 마무리 자원 김재윤을 데려왔지만 여전히 오승환은 필요로하는 선수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추신수의 내년 거취는 SSG가 해결해야할 사안 중 하나다. 이숭용 신임 감독은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출신이고 SSG에서 리더 역할을 했다. 충분히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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