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대신 특급 아마…달라진 스토브리그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3. 11. 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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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3시즌이 막을 내리면서 골프팬들의 관심이 스토브리그로 향하고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올해는 프로 선수들보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후원 계약 제안서가 더 눈에 띈다. 곧바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평가받는 몇몇은 복수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한다"며 "언제까지 스토브리그에서 아마추어 선수들의 인기가 높을지 모르겠지만 현재 분위기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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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기업후원 예산 줄고
작년부터 아마추어 계약 허용
잠재력·스타성 기대주 인기
영입 대상 연령대 낮아지고
미국·유럽 선수도 검토 대상
중하위권 프로는 재계약 걱정
코리안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던 '프로 잡는 아마' 조우영. K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023시즌이 막을 내리면서 골프팬들의 관심이 스토브리그로 향하고 있다. 올해 가장 큰 특징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높은 인기다. 이예원과 박민지, 박현경, 임희정 등 톱골퍼들이 대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던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대어급 선수들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골프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이 아마추어 선수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아마추어 선수들은 기업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후원 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아마추어 관련 규정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1월 1일부터 미국골프협회(USGA)와 R&A가 아마추어 선수의 스폰서 계약을 허용하면서 이전과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는 남자와 여자 국가대표 등 10명 전후의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만 관심이 집중됐다. 후원 기업도 적었다.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 CJ그룹 등 소수의 기업들만 아마추어 영입을 검토하고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기업들의 영입 대상에 올라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3배 가까이 많아졌다. 한국 골프의 미래에 투자하겠다는 기업들도 크게 늘었다.

최근 아마추어 선수들의 인기가 치솟은 가장 큰 이유는 선점 효과다. 잠재력과 스타성이 뛰어난 몇몇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우 일찌감치 후원 계약을 체결하는 만큼 한 발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골프계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영입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기업들이 검토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연령대가 낮아졌다. 프로 전향을 앞둔 고등학생을 포함해 중학교에 재학 중인 아마추어 선수들도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올해는 프로 선수들보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후원 계약 제안서가 더 눈에 띈다. 곧바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평가받는 몇몇은 복수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한다"며 "언제까지 스토브리그에서 아마추어 선수들의 인기가 높을지 모르겠지만 현재 분위기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꾸준히 KLPGA 투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김민솔. KLPGA

아마추어 신분으로 코리안투어와 KLPGA 투어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낸 조우영과 장유빈, 김민솔, 임지유 등의 후원 계약 성공 사례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골프단을 운영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부분 프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까지 1~3년 정도 걸렸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프로 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따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후원을 결정하는 스폰서 입장에서 부담이 덜한 만큼 적극적으로 아마추어 선수 영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년과 달라진 또 하나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국적이 다양해진 것이다. 나타끄리타 웡타위랍(태국)을 후원하는 KB금융그룹과 잉글랜드 국가대표 김동한(영어명 크리스 김)과 인연을 맺고 있는 CJ그룹처럼 국적에 관계없이 실력이 뛰어난 아마추어 선수들을 찾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몸값은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5000만원 이하로 계약하고 프로 대회 우승과 아시안게임 메달 등을 차지한 몇몇 선수들만 1억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KLPGA 투어 중하위권 선수들이 스폰서를 구하기 어려웠던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확실한 스타 선수 한 명을 후원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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