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김의 예술법정] 금기 건드리는 예술계 악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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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하는 프로젝트마다 논란을 일으키고,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예술가 집단이 있다.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예술가, 디자이너, 개발자, 변호사 등 3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상업성으로 점철된 예술가와 브랜드 간의 협업을 조롱하고, 비싸게 팔려나가는 작품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소유에 대한 집착과 희소성에 목매는 대중의 심리까지 풍자한다.
이 새로운 악동들은 진지한 예술가일까, 영리한 사업가일까, 세상을 바꾸고 싶은 변혁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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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피 한방울 넣은 나이키
상표 구불구불 접은 반스 등
도발적 작품으로 사회 풍자
수많은 논란에도 매번 완판
공개하는 프로젝트마다 논란을 일으키고,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예술가 집단이 있다. 미스치프(MSCHF), 명칭부터 '나쁜 짓' '장난'이라는 단어의 발음을 따왔다.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들은 예술가, 디자이너, 개발자, 변호사 등 3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매달 둘째, 넷째 화요일마다 홈페이지를 통해 한정판 작품을 공개하는데 매번 순식간에 완판된다. 스스로도 "아티스트 그룹이자 사업체"라고 소개한다.
이들의 '나쁜 짓'에는 범주도 경계도 없다. 2024년 '마침내' 저작권이 소멸되는 디즈니의 미키마우스와 관련해 '유명한 마우스'라고 이름만 붙인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작품과 교환할 수 있는 토큰을 판매한다거나 루이비통 가방을 현미경으로 겨우 볼 수 있을 정도의 초소형 크기로 만든다거나 에르메스의 버킨백을 해체한 가죽으로 버켄스탁(신발 브랜드) 샌들을 만들어 '버킨스탁(Birkinstock)'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식이다.
상업성으로 점철된 예술가와 브랜드 간의 협업을 조롱하고, 비싸게 팔려나가는 작품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가 하면 소유에 대한 집착과 희소성에 목매는 대중의 심리까지 풍자한다. 정치·경제·사회·종교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마치 누구든 무엇이든 도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매번 세상은 그들의 의도대로 반응했다. 예수와 나이키의 협업이라며 나이키 에어맥스의 밑창(에어 포켓)에 이스라엘 요단강의 물을 채취한 후 가톨릭 사제의 축성을 통해 성수로 만들어 주입했는데 이 운동화는 1분 만에 판매가 완료됐다. 곧이어 사람의 피 한 방울을 넣어 '사탄의 신발'이라고 명명한 후 666켤레를 제작했다. 기독교계는 반발했고, 나이키는 소송을 제기했다. 반스라는 유명 스니커즈 브랜드 밑창과 상표를 걷기도 어려울 정도로 구불구불하게 만들어 판매하자 반스 측도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기업의 압박도 법원의 명령도 이들을 멈출 수는 없었다. 나이키 사건 법원은 판매금지 처분과 환불 명령을 내렸지만 환불을 요청한 이는 아무도 없었고, 오히려 이 신발은 고가에 재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농담으로도 건드리면 안 된다'고 하는 영역을 건드리고 원하는 방식대로 자유롭게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싶다. 힘 있는 영역을 자꾸 건드리고 세상을 작동시키는 시스템을 건드려야 필요한 변화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전시를 앞두고 미스치프가 한 말이다.
이 새로운 악동들은 진지한 예술가일까, 영리한 사업가일까, 세상을 바꾸고 싶은 변혁가일까.
[캐슬린 김 미국 뉴욕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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