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美리스크에 분주해진 한국기업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3. 11. 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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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활 정책인 '메이드 인 아메리카' 성과를 홍보하면서 한국 기업 투자 유치를 수시로 증거로 내민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4월 백악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국 기업들이 최근 2년간 미국에 1000억달러(약 130조원) 이상 투자해 혁신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미국 경기 침체, 인건비·물류비 상승, 산업 구조조정 한파를 한국 기업들도 비켜 가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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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제조업 부흥책 따라
한국 130조 넘게 美에 투자
배터리·반도체 등 진출 불구
물류비·인건비 모두 치솟아
미국 공장 줄줄이 구조조정
FEOC·수출규제 변수 남아
내년 11월 대선결과도 촉각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활 정책인 '메이드 인 아메리카' 성과를 홍보하면서 한국 기업 투자 유치를 수시로 증거로 내민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4월 백악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국 기업들이 최근 2년간 미국에 1000억달러(약 130조원) 이상 투자해 혁신과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치켜세웠다. 백악관은 이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계획도 상세히 소개했다. 예를 들어 삼성 텍사스주 반도체, 삼성SDI 배터리, CS윈드 풍력발전, 한화큐셀 조지아주 태양광, LG화학 테네시주 배터리 소재,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SK하이닉스 반도체 연구개발(R&D), 운트바이오 인슐린 등 공장 신설이 언급됐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현대차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시설과 각종 대·중소기업 미국 진출까지 포함하면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난다. 한국은 미국 첨단산업 공급망의 주춧돌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미국 경기 침체, 인건비·물류비 상승, 산업 구조조정 한파를 한국 기업들도 비켜 가기 힘들다.

전기차 시장 둔화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홀랜드 공장 직원 170명을 정리해고했고, GM과 합작하는 테네시주 배터리 2공장 가동 시기도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미뤘다. SK온은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일부 근로자에게 임시 무급휴직 조치를 시행 중이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생산직 임금을 4년에 걸쳐 총 2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파업했던 전미자동차노조가 미국 자동차 '빅3'와 합의한 내용을 동일하게 반영한 결과다.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비용은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 탓에 170억달러에서 250억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집중 투자하는 한화큐셀은 한국 진천·음성공장 근로자에게 희망퇴직을 시행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 불확실성도 상존한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전기차 보조금 세부 지침인 해외우려집단(FEOC)이 연말까지 발표된다. 한중 합작사까지 배터리 부품 제조·조립을 금지한 FEOC로 지정될지가 관건이다. 미국산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IRA 보조금 예산의 조기 소진 우려도 나온다.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 범위가 최종 소비자인 엔드유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내년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 여부는 중대한 '정치 리스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기조 등 대부분 정책에 대해 뒤집기를 공약한 상태다. 한국 기업들의 워싱턴DC 사무실은 미국 정가를 모니터링하느라 어느 때보다 분주해졌다. 우리 정부도 기업별 미국 사업 애로사항을 계속 경청하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겠다.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kkm@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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