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안우진 없는 2024시즌, 키움은 원주 마무리캠프서 미래를 봤다

김동윤 기자 2023. 11. 2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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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2023 원주 마무리캠프를 끝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투·타 핵심이 빠진 2024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키움 히어로즈가 2023 마무리캠프에서 미래를 엿봤다.

키움은 "10월 22일부터 11월 26일까지 강원도 원주시 태장체육단지 야구장에서 실시한 마무리캠프를 종료했다"고 26일 밝혔다.

홍원기 감독이 이끈 이번 캠프에 2024 신인선수 등을 포함해 총 35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번 마무리캠프는 개인 기량 강화를 목표로 기본기 훈련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다. 야간 자율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스스로 미흡한 부분을 채워나갔고, 캠프 후반에는 연습경기와 청백전을 열어 훈련 성과를 점검했다. 또한 등산, 필라테스 프로그램을 넣어 체력 강화를 도모했고, 선수들의 멘털 관리를 위한 토탈 케어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피치 클락 적응 훈련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시즌 '레벨 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자동 볼 판정 시스템)와 피치클락을 도입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 지난 4년간 퓨처스리그에서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했고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정교함과 일관성 유지, 그리고 판정 결과가 심판에게 전달되는 시간 단축 등의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 KBO의 설명.

마무리캠프부터 연습에 들어간 키움은 라이브 피칭 때 피치 클락 기계를 포수 후면 그물 뒤에 세워놓고 투수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승호 투수 코치는 "피치 클락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 사항이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선수들과 계속 대화를 나누는데 처음이 어렵지, 곧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역 후 첫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우완 조영건(24)은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본인이 원래 던지던 호흡과 다르다 보니 부상 위험이 있을 것 같다. 나도 불펜에서 해봤는데 숨도 많이 차고 힘들었다. 그러다 보면 제구가 안 되는 선수도 나올 것이다. 견제 횟수 제한도 준비하지 않으면 압박감이 있을 것 같아 열심히 보완하고 있다"며 이번 훈련에 의미를 부여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검정색 옷)이 2023 마무리캠프에서 내야 펑고 훈련에서 직접 그라운드를 돌아다니며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올 시즌부터 키움은 새로운 챕터를 시작한다. 7년간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이정후(25)와 KBO리그 대표 에이스 안우진(24)이 각각 메이저리그 진출과 군 복무를 이유로 팀을 떠나기 때문.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키움으로서는 선수단 재편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또 새로운 얼굴과 익숙한 선수들이 그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먼저 국가대표 마무리 조상우(29)가 12월에 돌아와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원주에서 만난 홍원기 감독은 "(조)상우가 간간히 구장에 들러서 이야기를 해봤는데 얼굴살이 쏙 빠졌다. 내년부터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영건, 변상권(26) 등은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해 구슬땀을 흘렸다. 장기적으로 선발 요원으로 분류되는 조영건은 퀵모션, 세트 포지션, 슬라이드 스텝 등 기본기를 다지고 제3 구종인 커브를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홍 감독은 "조영건은 올 시즌 막판 팀에 합류해 우리 마운드에 크게 힘이 됐다. 그 모습을 통해 내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입대 전 선구안에 아쉬움을 보였던 변상권(26)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나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하고 출루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나름대로 정립한 스트라이크존과 노림수로 이번 마무리캠프부터는 콘택트에 집중하고 적극적인 스윙을 하는 방향으로 타석에 임했다. 원주에서 만난 변상권은 "김찬형(SSG), 최원준(KIA), 최인호(한화) 등 동기들이랑 사이가 정말 좋았다. 그 중에서도 최원준이 1군 경험도 많다 보니 타격과 수비에서 많은 조언을 들었다. 내가 원래 궁금한 것이 있으면 못 참는 스타일이다 보니 원준이에게 스트라이크 존 설정이나 어떻게 하면 잘 칠 수 있는지, 2스트라이크 이후 어떻게 대처할지 많이 물어봤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막판 23경기 타율 0.422(45타수 19안타), OPS 0.993으로 깜짝 활약을 한 박수종도 마무리캠프 동안 자신만의 타격 루틴을 정립했다. 박수종은 "오윤 타격코치님과 상의하면서 내 루틴을 만들고 있다. 타격에서도 강한 타구를 만드려 하고, 1군 선수와 싸울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과 멘털적인 부분 모두를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신인과 어린 선수들도 있었다. 대전신흥초-충남중-세광고 졸업 후 2024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29번으로 입단한 김연주는 라이브 피칭 동안 묵직한 직구로 홍 감독 포함 코칭스태프의 호평을 받았다. 야수 중에서도 향후 키움 내야를 책임질 선수가 몇 명 보였다는 후문. 홍 감독은 다소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직접 선수들의 내야 펑고 때 그라운드를 찾아 선수들에게 일대일 코칭을 했다.

마무리캠프를 마친 홍원기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좋은 재능을 가진 신인이 많이 입단한 만큼 이 선수들이 실전에서 자신의 실력을 어느 정도 발휘하는지 세심하게 관찰했다. 스프링캠프 전까지 선수들 각자가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하고 준비해 주길 바란다"며 이어 "훌륭한 시설뿐 아니라 캠프 기간 많은 도움을 준 태장체육단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덕분에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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