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통합 우승 팀이 어쩌다…격랑에 휩싸인 SSG
김강민 한화 이적으로 여론 악화…김성용 단장 보직 이동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022시즌 통합 우승 팀인 SSG 랜더스가 그야말로 격랑에 휩싸였다. 스스로 논란을 자초하면서 모진 풍파를 겪고 있다.
SSG는 지난 시즌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며 전무후무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궜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 히어로즈를 4승 2패로 물리치며 2010년 이후 12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의 기쁨을 누리던 SSG는 1년 뒤 KBO리그에서 논란을 가장 많이 양산한 구단이 됐다.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시끄러웠던 구단이었다.
시작은 김원형 전 감독의 경질이었다.
SSG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하지만 NC 다이노스에 3연패를 당하면서 가을야구는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이후 플레이오프가 한창이던 지난달 31일 SSG는 김원형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우승을 떠올리면 올해 성적이 아쉽기는 했으나 2년 연속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김원형 전 감독의 경질은 다소 석연찮은 결정이었다. 2022시즌 뒤 3년 계약을 한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해 더욱 놀라움을 자아냈다.
SSG 구단은 "성적 때문이 아니라 변화, 혁신을 이끌 리더가 필요했다. 적극적인 세대교체를 이뤄줄 감독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았다.
김원형 전 감독의 경질이 파격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감독에 대해 커다란 관심이 쏠렸다. 결국 이숭용 감독이 새 사령탑에 올랐다.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KBO리그에서는 감독 후보군에 대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는 것이 풍토로 자리잡혀있다. 그러나 SSG의 경우 이호준 LG 트윈스 타격코치가 최종 면접 후보자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단장이 이를 인정하면서 리그에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LG가 한국시리즈를 코앞에 둔 상황이라 논란은 거셌다.
손시헌 퓨처스(2군)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잡음이 있었다. NC 구단의 지원을 받아 미국 연수를 받고 있던 손시헌에 2군 감독직을 제의하면서 일종의 '상도의'를 어겼다는 눈총을 받았다.
김원형 전 감독의 경질 이후 코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나면서 생긴 공석을 채우면서도 이미 다른 팀에서 다음 시즌 보직이 결정된 코치들에 접촉한 것에도 역시 좋지 않은 시선을 쏟아졌다.
무려 23년 동안 '원 클럽맨'으로 뛴 김강민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것은 SSG를 향한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는 방아쇠가 됐다.
SSG는 2차 드래프트에서 보호선수 35명 명단을 유망주 위주로 구성하면서 김강민을 제외했고, 한화는 4라운드 전체 22순위로 김강민의 이름을 호명했다.
이후 SSG는 "김강민과 은퇴경기, 은퇴 이후 코치와 관련해 대화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팀에 지명될 줄 몰랐다.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SSG가 김강민과 은퇴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이 썩 매끄럽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현역 연장에도 뜻이 있었던 김강민과의 은퇴 논의를 2차 드래프트 전까지 매듭짓지 못한 SSG는 드래프트 대상자 공개 당시 그의 이름에 '은퇴 예정'이라는 특이사항을 적지 않았다. 지명하는 팀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가 역풍을 맞은 것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SSG는 부랴부랴 김강민에게 은퇴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고,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김강민의 이적은 선수단 내부의 혼란까지 초래했다. SSG의 간판 스타이자 좌완 에이스인 김광현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SNS는 인생의 낭비라지만 오늘은 해야겠다.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논란이 들끓자 SSG가 내놓은 처방은 김성용 전 단장의 보직 이동이었다. 지난 25일 SSG는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 센터장으로 보직 이동한다"고 발표했다.
김성용 전 단장의 보직 해임은 구단 스스로 지난해 내린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 됐다.
SSG는 지난해 12월 류선규 전 단장이 급작스럽게 사퇴한 뒤 김성용 전 단장에 프런트 수장 자리를 맡겼다.
류선규 전 단장의 사퇴가 오로지 본인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 보기는 어려웠다. SSG의 통합 우승에 적잖은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는 류선규 전 단장은 시즌을 마친 뒤 외부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갔는데 갑작스럽게 사퇴가 발표됐다. 구단 내부 문제로 강제 퇴임하게 됐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한 달 동안 논란만 양산한 SSG는 외국인 선수 계약 등 다음 시즌을 위한 전력 구성에 한창일 때에 프런트 수장이 공석이 됐다. 단장 경험이 있는 민경삼 대표이사가 중심이 돼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새 단장을 찾고 있는 SSG가 어떤 인물을 선임할지 모르지만, 누가 오든 엄청난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점만은 명확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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