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잡음' 국정원, 이러다간 하마스 못막은 모사드 꼴난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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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국정원장과 제1·2차장 등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수뇌부를 동시에 교체하는 이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검찰 출신 기획조정실장의 조기 사퇴, 대통령이 재가한 1급 인사 철회, 원장 측근 인사의 부적절한 인사 개입, 제1차장의 비위 의혹 등 낯 뜨거운 인사 잡음이 줄줄이 외부에 공개됐고 그때마다 신구 권력 암투설이 불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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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국정원장과 제1·2차장 등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수뇌부를 동시에 교체하는 이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내부 인사 잡음에 대한 사실상의 문책 경질 조치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국정원의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정원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1961년 설립 당시의 초대 원훈을 복원시켰다. 하지만 검찰 출신 기획조정실장의 조기 사퇴, 대통령이 재가한 1급 인사 철회, 원장 측근 인사의 부적절한 인사 개입, 제1차장의 비위 의혹 등 낯 뜨거운 인사 잡음이 줄줄이 외부에 공개됐고 그때마다 신구 권력 암투설이 불거져 나왔다.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정보기관의 인사 난맥상이 이렇게 자주, 공개적으로 노출된 것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개탄스러운 일인 동시에 내부 규율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평가를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지금은 국가안보 비상 국면이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파기한 데 이어 2018년 철거했던 전방 11개 감시초소에 병력과 무기를 다시 반입했다고 한다. 국정원이 정보기관 본연의 대북 정보 수집·분석 능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했던 이스라엘 모사드의 '정보 참사'를 답습할 수도 있다. 모사드는 인간 정보(휴민트)보다 기술 정보(테킨트)를 중시하며 첩보 수집에 구멍이 생겼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원활한 정보 소통에도 차질이 발생하면서 자국 국민들을 전쟁의 불구덩이로 몰아넣는 단초를 제공했다.
윤 대통령은 후임 국정원장 인선을 서둘러 국가 정보 공백을 최소화하고 특정 라인, 파벌 세력의 인사 잡음이 불거지지 않도록 공직 기강을 철저하게 세워주길 바란다. 차제에 대통령실 고위 인사나 정치권 핵심 인사가 국정원 인사의 뒷배경에 있는 건 아닌지도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 한다. 촌각을 다투는 정보 전쟁의 세계에서는 작은 균열이 엄청난 파국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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