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경제활력 위한 자본시장 역할 강화

2023. 11. 2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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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 필자가 아는 한 2차전지 업체가 투자를 위한 증자를 추진한다고 들었다.

필자가 재직 중인 한국증권금융은 투자자예탁금의 안전한 운용을 통해 자본시장 투자자 보호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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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 필자가 아는 한 2차전지 업체가 투자를 위한 증자를 추진한다고 들었다. 그저께 다시 확인해보니 투자 유치가 여의치 않다고 한다. 최근 벤처기업들이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소식이 많이 들린다.

지금 우리 경제 환경을 보면 '누란지위(累卵之危)'라는 말이 생각난다. 누란지위는 여러 개의 알을 쌓아 놓은 것과 같이 위태로운 양상을 뜻한다. 저출산·고령화, 경제 회복 지연 및 한계기업의 증가, 국제적인 금리 인상, 미·중 갈등 및 국제 분쟁 등에 직면한 우리 경제가 그렇지 않을까.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까. 필자는 자본시장에서 해법을 찾으려고 한다. 자본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혁신기업과 관련이 있다. 혁신기업은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를 통해 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역사적으로 혁신기업은 저성장 국면의 해결사로 자주 등장했다. 그런데 혁신기업의 불확실한 도전들을 가능하게 하는 자본은 전통적인 은행보다는, 위험과 수익을 함께 추구하는 자본시장에서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다.

우리 자본시장은 거래소 상장 주식 시가총액이 2010년 1240조원에서 2023년 2369조원으로 성장해온 한편 최근 라임·옵티머스 사태,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등에서 보듯이 여전히 신뢰 회복과 질적 도약의 근본적인 과제도 안고 있다. 먼저, 시장운영기관(증권유관기관)은 자본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접근성을 높여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여야 한다. 특히 성장성 있는 혁신기업들의 시장 접근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테슬라 요건'으로 불리는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투자자 보호의 대원칙 아래 기업의 상장유지부담 문제도 균형 감각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성장하는 기업들이 과도한 상장유지부담으로 인해 상장을 회피하면 결국 투자자도 투자 기회를 잃는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필자가 재직 중인 한국증권금융은 투자자예탁금의 안전한 운용을 통해 자본시장 투자자 보호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둘째, 금융투자회사는 성장성 있는 혁신기업 발굴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혁신기업의 자금 수요와 투자자들의 다양한 투자 수요를 함께 충족시킬 수 있는 고도의 금융투자 상품 설계 능력을 갖춰야 한다. 최근 강조되는 내부통제 시스템도 한층 강화해서 금융회사로서 신뢰를 제고하여야 한다. 셋째, 기업은 회계투명성 확보 및 공시제도 준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불신은 조달비용 상승으로 직결되는 만큼 정확하고 투명한 공시는 건강한 시장 조성을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또한 기업은 투자자와 경영 성과를 공유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과 혁신기업의 성장이 확대 재생산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넷째, 투자자는 자본시장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자본시장의 본질은 잉여자금을 위험 선호에 맞춰 모험자본으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투자자는 수익률과 함께 위험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갖고, 자신의 책임하에 투자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현실은 이해관계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어 조화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함께 쌓아올린 알이 무너진다면, 내 알이라고 무사하겠는가. 누란지위를 난공불락으로 바꾸는 대전환은 자본시장의 역할 강화에서 시작될 수 있다.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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