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3연패보다 뼈아픈 9번째 선수의 부상

황민국 기자 2023. 11. 2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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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쓰러진 로드리고 벤탕쿠르(아래) | 게티이미지코리아 제공



손흥민(31)이 주장을 맡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위기에 빠졌다. 개막 10경기 무패(8승2무)를 질주하면서 한때 선두까지 올라섰던 토트넘이 27일 애스턴 빌라전 1-2 패배로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순위도 5위까지 떨어졌다.

토트넘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패배보다 부상이다.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무사히 극복하고 이날 첫 선발 출전했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상대의 거친 태클로 발목 부위를 다쳤다. 호주 출신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58)은 “또 부상자가 나왔다”고 탄식했다.

그도 그럴 것이 토트넘은 현재 부상 병동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상태다. 측면 자원인 이반 페리시치가 지난 9월 십자인대 파열로 가장 먼저 전열을 이탈하더니 미드필더 마노르 솔로몬(무릎)과 제임스 메디슨(무릎), 수비수 미키 판더펜(햄스트링) 등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다쳤다.

공격수인 히샤를리송(사타구니)과 미드필더 라이언 세세뇽(햄스트링)은 수술대까지 오른 터라 전력 공백이 적잖다. 벤탕쿠르는 토트넘의 9번째 부상 선수였다.

첼시전 퇴장으로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이날 경고 누적으로 빠진 미드필더 이브 비수마까지 감안한다면 선발 라인업을 짜기도 쉽지 않았다.

영국판 ‘디애슬레틱’은 토트넘의 빈약한 선수층이 3연패에서 드러났다고 짚었다. 토트넘의 1군 멤버는 29명으로 다른 팀들과 큰 차이가 없다. 주전과 백업의 기량차가 큰 상황에서 충분한 출전시간 배분이 어렵다보니 부상이 잦아졌고, 성적도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비 라인에서 판더펜과 로메로가 동시에 빠진 상황에서도 기용되지 못한 에릭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고민을 잘 드러낸다.

더군다나 토트넘은 EPL의 악명 높은 박싱데이 직후인 내년 1월 최대 고비가 기다리고 있다. 손흥민이 이 시기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참가해 한 달 가까이 자리를 비워야 하는 가운데 비수마와 파페 사르 역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토트넘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에 힘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번 시즌도 무관을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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