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율주행 가능해진다고?…달궈지는 팹리스 3인방
테슬라가 조만간 프로그래밍을 최소화한 새로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FSD(Full Self Driving) 12를 공개한다는 소식에 칩스앤미디어, 가온칩스, 텔레칩스가 동반 상승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산업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회사도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증시에서 칩스앤미디어는 전 거래일 대비 4400원(15.12%) 오른 3만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3만4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도 갈아치웠다. 가온칩스(7.02%), 텔레칩스(6.62%)도 강세 마감에 성공했다.
칩스앤미디어를 포함해 이들 종목이 급등한 건 테슬라 FSD 버전 12 출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칩스앤미디어, 가온칩스, 텔레칩스는 사업보고서에 차량용 반도체 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시해 그간 테슬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관련주로 묶여왔다.
칩스앤미디어는 차량용 반도체 등에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보행자나 자전거 타는 사람, 차량 등 6가지 물체를 구분하는 반도체 IP(설계자산)를 보유하고 있다. 가온칩스가 설계한 AI 반도체는 차량용 AI 가속기에 사용된다. 텔레칩스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반도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X(옛 트위터)에 FSD 버전 12가 이르면 12월에 공개될 수 있을 것으로 밝혔다. FSD 버전 12에는 주행 명령에 관한 프로그래밍 코드가 존재하지 않는다. 수많은 운전 영상을 신경망 칩을 통해 학습한 AI가 주행한다는 점에서 차량 업계에서는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 시각) 테슬라가 내부 직원에게 FSD 버전 12를 일부 공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기대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칩스앤미디어는 누적 기준 올해 3분기까지 산업 응용처에서 라이선스 관련 매출이 약 3배가량 늘었다. AI 용 N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필요한 코덱과 IP 매출이 증가한 덕택이다. 미국의 대중제재가 심화하며 중국이 자체 AI 칩 개발 시도가 이어짐에 따라 중국을 대상으로 한 매출도 3배 가까이 늘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AI 서비스를 구동하기 위한 추론용 인공지능 칩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칩스앤미디어는 NPU와 GPU 라이선스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중국의 AI 반도체 굴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생산) 디자인솔루션 협력사인 가온칩스는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가 양산으로 이어지면 가파른 외형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가온칩스는 개발과 양산 매출 비중이 지난 수년간 7:3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내년을 기점으로 양산 매출비중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2년 기준 가온칩스의 프로젝트 비중은 오토모티브 52%, AI 21%, 디스플레이 14% 등 전체 매출에서 10나노미터(nm) 이하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며 "내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911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86% 오른 92억원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텔레칩스는 올해 3분기 깜짝실적을 이미 달성한 바 있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5% 늘어난 525억원, 영업이익은 59.3% 증가한 6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매출이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판매단가가 상승한 덕택에 호실적을 달성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텔레칩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자회사와 협력을 통해 개발 중인 ADAS는 2024년 말부터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포테인먼트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은 꾸준히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어 후속 칩 개발도 순항 중"이라고 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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