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연장이냐, 전쟁 재개냐…기로에 선 가자지구
이, 다소 미온적…"휴전 끝난 후 전투 재개"
'생지옥' 아비규환 반복되나…가자 기로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휴전 연장이냐, 전쟁 재개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임시 휴전 종료 기한이 임박하면서, 1만명 이상 희생자를 낸 ‘생지옥’ 가자지구가 기로에 섰다. 미국과 하마스는 휴전 연장에 비교적 적극적이지만 이스라엘은 다소 미온적이라는 점이 변수다. 만에 하나 다시 무차별 지상전이 이어지는 아비규환 상태로 돌아가면 중동 긴장감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바이든 “휴전 연장하는 게 목표”
26일(현지시간)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추가로 인질을 석방하고자 임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 휴전 종료 이후까지 계속 이어가 더 많은 인질들이 풀려나고 인도주의적 도움이 가자지구에 도달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24일 이스라엘인 인질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의 교환 등을 대가로 나흘간 일시 휴전을 개시했다. 예정대로라면 28일 오전 7시가 종료 시한이다. 이때부터는 이스라엘이 다시 하마스 제거를 위한 가자지구 지상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양측은 하루에 이스라엘 인질 10명씩을 추가로 석방하는 조건으로 휴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하마스는 휴전 합의에 따라 억류 중이던 인질 240여명 중 이날까지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인질 50여명을 풀어줬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휴전 사흘째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 중 네살배기 미국인 소녀인 애비게일 이단이 포함돼 있음을 확인하면서 나왔다. 그는 “그녀는 현재 이스라엘에 안전하게 있다”며 “추가적인 미국인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애비게일은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첫 기습 공격 당시 부모를 잃고 인질로 붙잡혔다. 지난 24일 억류돼 있는 상태에서 4세 생일을 맞았다.
하마스 역시 휴전 연장에 적극적인 편이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나흘간 휴전이 끝난 후 이를 연장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며 “합의문에 명시한 대로 석방 규모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휴전 연장 의사를 내비친 것은 지난 22일 첫 휴전 합의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돼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더 석방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AFP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는 휴전을 2~4일 연장할 의사가 있다”며 “이스라엘 인질을 최대 40명 더 석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휴전 압박 역시 거세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권 국가 외무장관들은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전 합의를 연장해 적대 행위를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온적인 이…가자 ‘아비규환’ 우려
변수는 이스라엘이 다소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합의대로 하마스가 매일 10명씩 인질을 더 석방하면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일시 휴전이 끝나면 총력을 기울여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질 귀환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하마스 제거 의지를 더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는 “군은 다음 전투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 일이 일어나기 전에 가능한 많은 인질을 집으로 데려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은 앞서 하마스와의 협상안을 승인하면서 휴전을 최장 10일로 못 박았다. 이스라엘의 한 소식통은 CNN에 “휴전 연장 조건은 기존 합의와 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10일 이상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인질의 소재를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 역시 있다. 양측 중재를 맡고 있는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만나 “40명 이상의 여성과 어린이가 하마스가 아닌 다른 무장정파에 붙잡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마스 측은 그간 협상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등 다른 곳이 억류하고 있는 인질의 소재는 파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는데, 이같은 불확실성이 휴전 연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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