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중국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확산에 세계가 '긴장'
中 보건당국 "여러 병원체 중첩탓…걱정할 정도 아냐"
WHO "정보제공 요청"…中 "새 병원체.임상양상 없어"
인도 "비상사태 대비" 성명 발표…주변국들 대응나서
북새통 아동병원…中 당국 "여러 병원체 중첩 유행탓"
중국에서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영유아를 중심으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최근들어 기온이 급격이 떨어지면서 관련 질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베이징에 위치한 수도소아과학원 산하 아동병원에는 최근 평균 외래진료 대기 시간이 3~4시간에 달하고, 응급실은 10시간 이상 대기해도 진료를 받기 힘든 상황이다.
또, 베이징 항공종합병원의 일일 소아 외래환자 수가 550~65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0% 가량 증가했다. 저장성 취저우에서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가 18배 폭증했다는 보고가 전해지지도 했다.
베이징 교민 사회도 영유아 호흡기 질환 환자가 늘어나며 비상이다. 일부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발열과 기침 환자의 경우 완치증명서를 받아오도록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린 자녀를 둔 교민들은 위쳇(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감염시 대응 방법과 필수 의약품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다만, 중국 방역당국은 현재 유행하는 호흡기 질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시점에 여러 병원체가 중첩돼 유행하기 때문으로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시민들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근래 중국의 급성 호흡기 질병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것은 다양한 호흡기 병원체가 중첩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모니터링 결과 최근 호흡기 감염성 질병은 인플루엔자를 위주로 한 것으로, 리노바이러스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아데노바이러스 등이 중첩된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이가 주로 감염되는 이유에 대해 베이징 아동병원 왕취안 원장은 "면역 체계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과 함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전파력이 강해 호흡기 비말이나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나 유치원은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병원균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호흡기질환연구소 통자오후이 소장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감염은 올해 젊은 연령층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3세 이하 어린이도 감염됐지만 상태가 크게 악화되지는 않았다"며 중증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왕구이창 베이징대학 제1병원 감염질병과 주임도 최근 "과거에는 병인 규명 없이 '보통 감기'로 진단되던 증상이 최근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명확하게 분류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WHO "정보요구", 인도 "비상사태 대비", 대만 "경계강화"
그러나 중국 방역당국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혹독한 시련을 경험한 세계 각국은 중국내 호흡기 질환 확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WHO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 북부 어린이의 호흡기 질환 집단 보고에 대한 성명'을 통해 "호흡기 질환 증가와 어린이 폐렴 집단 보고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중국에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WHO는 "중국과의 기존 기술 협력 시스템과 네트워크를 통해 임상의 및 과학자들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10월 중순부터 중국 북부에서는 지난 3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인플루엔자 유사 질병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 보건당국은 현재 보고된 호흡기 질환 증상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기존에 알려진 병원체에 의한 일반적 환자 증가로, 새로운 병원체나 임상 양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WHO에 답변했다.
또, 중국 인접국이자 코로나19 사태로 공식적으로는 50만명 이상, 비공식적으로는 수백만명이 숨진 인도는 중국발 호흡기 질환 확산에 바싹 긴장한 모습이다.
인도 보건부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중국 북부에서 어린이들이 각종 호흡기 감염병에 걸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인도는 공공보건 비상사태와 같은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만 위생복리부도 지난 25일 중국 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 5종류의 병원체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며 공항과 항구 경계 강화 사실을 밝혔고, 동시에 관련 증상자는 입경시 검역 요원에게 자발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진이 의학저널 랜싯에 게재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2020년부터 올해 초까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발생률은 매우 낮았으나 올해 1분기부터는 감염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올해 4~9월 전 세계 24개국 45개 지역에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한 결과 총 14만 980건 가운데 1,067건(0.73%)의 마이코플라스마가 검출됐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보다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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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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