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3관왕' 페디, 눈물의 MVP 수상...신인상은 '파이어볼러' 문동주
페디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최고의 영예인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페디는 총 111표 중 102표(득표율 91.9%)를 얻어 2위 노시환(한화이글스·6표)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외국인 선수가 MVP를 수상한 것은 페디가 역대 8번째다.
앞서 1998년 타이론 우즈(당시 OB베어스)가 첫 외국인 MVP에 등극한 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2015년 에릭 테임즈(NC),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 2019년 조쉬 린드블럼(두산),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KT), 2021년 아리엘 미란다(두산) 등이 MVP 영예를 안았다. NC 구단은 2015년 테임즈 이후 8년 만에 MVP를 배출했다.
페디는 이날 시상식의 최고 주인공이었다. 앞서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리상, 수비상에 이어 MVP까지 무려 트로피를 5개나 휩쓸었다.
페디는 올해 한국 무대에 오자마자 KBO리그를 완전히 평정했다. 총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209개) 부문을 석권하며 투수 3관왕을 달성했다. 투수 부문 트리플크라운은 선동열(1986·1989·1990·1991년), 류현진(2006년), 윤석민(2011년)에 이어 페디까지 단 4명만 이룬 대기록이다.
아울러 페디는 한 시즌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했다.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이자 외국인 투수로는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대기록을 세웠다.
이렇게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페디지만 가을야구에선 마음고생을 심하게 겪어야 했다. 페디는 정규시즌 막판 타구에 팔뚝을 맞으면서 부상을 당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1선발로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NC는 연승을 이어가며 돌풍을 펼쳤지만 정작 페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페디는 긴 기다림을 깨고 지난달 30일 KT위즈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페디의 역투에도 NC는 2승을 먼저 따낸 뒤 내리 3연패를 당해 가을야구를 접어야 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 패배 후 페디는 뜨거운 눈물을 쏟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진한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친 페디는 곧바로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 메이저리그 복귀가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한국과 그의 인연은 끝을 맺는 듯 보였다.
하지만 페디는 다시 한국땅을 밟았다. 이날 열린 KBO 시상식을 위해서였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직접 시상식에 참석하는 의욕을 보였고 이날 MVP 수상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페디는 MVP 트로피를 받은 뒤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NC 동료들은 내게 형제와도 같다”며 “올해 2월 스프링캠프에서 NC에 처음 합류했을 때는 두려움이 많았지만 동료들 덕에 잘 넘겼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눈물을 흘린 장면이 화두에 오르자 페디는 “또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팔뚝 통증 탓에) 포스트시즌에서 NC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눈물이 나왔다”고 떠올렸다.
이날 아버지와 함께 시상식에 참석한 페디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이 트로피는 아버지의 것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한 다시 눈물을 흘렸다. 또한 “창원팬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창원 팬들은 내가 가는 곳마다 응원을 보내줬다”며 “그들은 특별한 팬들이다”고 재차 고마움을 전했다.
생애 딱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은 ‘160km 파이어볼러’ 문동주(20·한화이글스)에게 돌아갔다.
문동주는 기자단 투표에서 총 111표 가운데 76.6%인 85표를 휩쓸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윤영철(19·KIA타이거즈)은 15표를 받았다.
2022년에 입단한 문동주는 지난해 1군에서 28⅔이닝만 투구해 ‘신인왕 후보 자격’을 지켰다. 입단 5년 차 이하, 누적 기록으로 투수는 30이닝, 타자는 60타석을 넘지 않으면 신인 자격을 유지한다.
문동주는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4월 12일에는 구속 160.1km를 찍어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160㎞를 돌파해 화제를 모았다.
문동주는 빙그레 시절 포함 1987년 이정훈, 2001년 김태균, 2006년 류현진에 이어 한화가 배출한 4번째 신인왕으로 기록됐다.
문동주는 “트로피가 무거운데, 이 무게를 잘 견뎌야 할 것 같다”며 “한화 선수가 신인상을 받은 건 류현진 선배 이후 17년 만인데, 이 영광을 (한화) 팬들께 돌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가 자격이 있나" 초등생 건넨 쇼핑백에 경찰 깜짝 놀란 이유
- '막말 논란' 인요한 "이준석 전 대표와 부모께 심심한 사과"
- 70대 시아버지, 며느리 흉기로 살해 후 자수…범행 동기 수사 중
- '마약 운전' 롤스로이스男 피해자, 지난 25일 끝내 숨져
- 후진 차에 ‘콩’ 부딪힌 女 “300만원 달라”…차주 ‘억울’ [영상]
- 사형 선고에 소리 지르던 안인득, 무기징역 감형되자...[그해 오늘]
- “아빠, 냄새나니까 방에 들어가” 말에 격분...폭행한 父 징역형
- 한동훈·이정재 주말밤 갈빗집서 포착, 무슨 사이? [영상]
- "자녀계획 無" 저출산 심각성 알지만..20대가 꼽은 이유 1위는?
- 배우 이승연 "父 평생 회사 생활 5년 해…데뷔 초부터 가족 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