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만 무서운 DB?…벤치도 탄탄해 더 무섭다
올 시즌 프로농구의 독보적인 강자로 올라선 원주 DB는 지난 26일 안양 정관장을 97-80으로 누르면서 묵은 한까지 풀어냈다. 정관장만 만나면 작아지던 선두 DB(14승 2패)가 세 시즌에 걸쳐 11경기 연속 패배했던 천적관계를 끊어내 가장 먼저 전 구단 승리까지 따냈다.
짜릿한 결과만큼이나 주목받은 것은 경기 내용이었다. 장신 선수 3명(디드릭 로슨·강상재·김종규)이 버티는 ‘DB 산성’ 뿐만 아니라 핵심 볼 핸들러 이선 알바노와 벤치 멤버들(제프 위디·이용우·김영현)까지 공격에 가담해 모두 7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보통 2~3명이 공격을 책임지는 다른 팀과는 분명 달랐다.
DB의 다채로운 공격 루트는 변화무쌍한 선발 라인업에서도 잘 드러난다. 김주성 DB 감독은 상대의 높이에 따라 DB 산성을 다르게 운영한다. 빅맨들이 많은 팀을 상대로는 로슨과 강상재, 김종규가 한꺼번에 선발로 나서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강상재와 김종규가 따로 코트를 누빈다. 승부처의 파괴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벤치 멤버들이 뛰는 구간에서 상대를 압도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DB가 치른 16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한 선수는 로슨과 알바노, 강상재 셋 뿐이다. 팀 내 비중을 감안할 때 세 선수와 큰 차이가 없는 김종규는 선발로 뛴 10경기(평균 13점 6.6 리바운드)와 아닌 6경기(평균 10.2점 5.3리바운드)에서 큰 차이가 없는 기록으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두 번째 외국인 선수로 뒤늦게 합류한 위디도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면서 DB가 이번 시즌 남다른 뒷심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DB는 이번 시즌 식스맨이라 불리는 벤치 멤버들의 육성에도 성공했다. 김 감독이 개막 전부터 주목해던 4쿼터 에이스 박인웅(평균 7.2점)을 비롯해 최승욱(평균 6점)과 서민수(평균 3.4점), 김영현(평균 3.2점) 등이 평균 10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가드 3명이 뛰는 스몰 라인업과 빅맨 셋이 나서는 빅 라인업 모두 빈 틈이 없다.
특히 최승욱은 선발(7경기)과 교체(9경기)를 오가면서 기여도에서 232.71점을 기록해 KBL 전체 32위를 달리고 있다.
김 감독도 벤치가 강해진 것이 시즌 초반 빼곡한 일정에도 흔들리지 않는 비결이라 자부하고 있다. 그는 “현역 시절에는 7~8명으로 한 시즌을 소화했던 터라 지도자로도 같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를 생각하면 가용 폭을 넓혀야 한다고 봤는데, 선수들이 기대에 부응했다”고 웃었다. 남은 시즌 DB의 기조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우리는 언제나 도전받는 입장”이라면서 “선수들에게도 더 낮은 자세로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더 고민하고 공부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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