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은행주 배당투자? 올해는 ‘글쎄’

최희진 기자 2023. 11. 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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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각 사 제공

연말은 배당과 시세차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 때문에 은행주의 인기가 올라가는 계절이지만 올해는 배당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생금융·횡재세 등 은행을 둘러싼 정치적 이슈가 있고, 배당기준일도 내년 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B금융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밀려 전장 대비 2.42% 하락한 5만2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도 전장 대비 0.48% 내렸다. 코스피 하락률(0.04%)보다 이들 은행주의 하락 폭이 더 컸다.

증권가에선 당분간 은행주가 횡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상생금융·횡재세 등 은행의 이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라는 정부·야당의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금융권에 상생금융을 요구했던 터라 ‘악재’가 주가에 이미 반영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 상황을 전환할 호재도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부가 요구하는 상생금융의 규모가 지난 3월 상생금융 방안보다 더 크다는 것도 은행주 주가를 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주요 금융지주는 지난 3월부터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시행 중인데, 이번 상생금융 규모는 금융지주별로 4000억~5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8994억원)나 하나금융지주(9570억원)의 경우 분기 순이익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액수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법제화(횡재세)냐 자율(상생금융)이냐의 문제이지, 금융권이 횡재세 도입 시의 규모에 버금가는 정도의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종전의 상생금융보다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커 (금융지주의) 이익 추정치가 기존 예상치보다 하향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배당기준일이 종전의 12월 말에서 내년 봄으로 밀린다면 이번 연말에 배당 투자를 노린 은행주 매수세가 들어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금융지주는 당국의 배당제도 선진화 방안에 발맞춰 지난 3월 주주총회 때 정관에서 ‘결산 기말의 주주에게 배당한다’는 조항을 지우고, ‘이사회 결의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신설했다. 금융지주 이사회가 이 정관을 근거로 배당기준일을 내년 봄으로 정한다면 배당 투자자들이 12월 안에 주식을 사야 할 유인이 사라진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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