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영방송 신뢰 회복, 콘텐츠 경쟁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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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은 드라마인데도 전쟁씬이 영화보다 퀄리티가 좋네요." "10여년 만에 본방 사수하면서 보는데 만족스럽네요. KBS의 간판이자 전유물인 대하 드라마답습니다."
KBS가 주말 저녁 방영 중인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신뢰도 하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고품질 다큐멘터리나 대하 드라마 등 국민들이 공영방송에 기대하는 콘텐츠를 볼 수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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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은 드라마인데도 전쟁씬이 영화보다 퀄리티가 좋네요.” “10여년 만에 본방 사수하면서 보는데 만족스럽네요. KBS의 간판이자 전유물인 대하 드라마답습니다.”
KBS가 주말 저녁 방영 중인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고려거란전쟁은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최수종, 이원종, 김동준, 지승현 등 배우들의 호연과 뛰어난 역사적 고증에 시청자들이 감탄을 하고 있다.
방송·OTT 랭킹차트를 제공하는 키노라이츠에 따르면, 고려거란전쟁은 11월 4주차 통합 콘텐츠 랭킹 1위에 올랐다. 지난 26일 6회 시청률도 7.8%로 2주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지상파 전체 콘텐츠 시청률 중 3위다. 고려거란전쟁이 KBS 2TV 방영과 함께 넷플릭스와 웨이브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도 동시 제공되는 것을 감안하면 높은 시청률이다.
최근 몇년 간 공영방송사인 KBS는 수신료 거부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신뢰도가 추락했다. 신뢰도 하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고품질 다큐멘터리나 대하 드라마 등 국민들이 공영방송에 기대하는 콘텐츠를 볼 수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KBS는 지난 1981년 대망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매년 대하 드라마를 제작하고 편성해 왔다. 특히 로맨스·판타지 사극이 판치는 상황에서 ‘정도전’ ‘태종 이방원’ 등은 공영방송사만이 만들 수 있는 웰메이드 작품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KBS는 지난 2016년 ‘장영실’ 이후 2021년까지 대하 드라마 제작을 중단했다. 대신 주진우, 김제동 같은 정치색 짙은 인물들에게 거액의 출연료를 지급했다. 김제동의 경우 촐연료로 연 7억원을 받는다고 한다.
정치적 호불호를 떠나 유튜브·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티빙·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플랫폼과 영상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공영방송에서 특정 정파를 대변하는 정치적 프로그램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영국 공영방송사인 BBC가 영국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고품격 콘텐츠다. BBC가 만드는 과학, 역사 다큐멘터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매년 2억파운드(약 3300억원)를 콘텐츠에 투자하며 뉴스와 다큐멘터리 외에도 ‘닥터후’ ‘셜록’ ‘블루이’ 등 세계적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하고 있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했던 것은 BBC가 TV 제작부서를 별도의 상업기구인 ‘BBC 스튜디오’로 분리시켰기 때문이다.
일본 NHK가 지난달 발표한 중기 경영계획안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1300억엔(약 1조1380억원) 규모의 경비를 삭감하는 가운데, 고품질 콘텐츠 투자에는 300억엔(약 2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공영방송의 신뢰 회복은 KBS 스스로에 달렸다.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를 호령하는 시대에 KBS도 BBC나 NHK처럼 전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공영방송사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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