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에 2029년 새 특수학교 설립···‘특수학교 부족’ 해소는 요원
내년에 문을 닫는 서울 성동구 성수공업고등학교 자리에 2029년 새 특수학교가 문을 연다. 현재 서울에는 특수학교가 부족해 장애학생의 약 3분의 1만 특수학교을 다닌다. 서울시교육청은 2040년까지 특수학교 9곳을 세우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지역주민을 설득해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성수공고 부지에 지체장애 특수학교 ‘(가칭) 성진학교’를 2029년 개교 목표로 설립한다고 27일 밝혔다. 성수공고는 2021년 학령인구 감소와 특성화고 수요 하락으로 폐교가 결정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부지를 일부 활용해 건물 철거 후 성진학교를 설립할 예정이다.
그간 서울지역 장애학생은 특수학교가 부족해 교육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 올해 기준으로 서울지역 특수교육대상자 1만3888명 중 4483명(32.3%)만 특수학교에 재학한다. 이 중 지체장애 학생(1540명)의 특수학교 진학률은 59.0%(909명)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특수교육대상자는 5년 전인 2018년(1만2741명)보다 1147명(9.0%) 늘었다.
지난 20년간 서울에 새로 개교한 공립 특수학교는 2곳(나래학교, 서진학교)에 그친다. 특히 성동구, 동대문구, 광진구 등 동북권역에는 특수학교가 없어 해당 지역에 사는 장애학생은 1시간 이상 걸려 다른 지역으로 통학을 해야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지 확보 자체가 어렵고, (특수학교는) 주민에게 선호되는 시설이 아니라서 장소를 선정하고 학교를 설립하는 여건이 마땅치 않았다”고 말했다.
성진학교는 총 22학급 규모로 학생 136명을 수용할 수 있다. 유치원부터 전공과 과정까지 운영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동부권역에 지체장애 학생들의 수요가 있어도 학생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성수공고는 입지가 좋아 성진학교 설립의 계기가 됐다”며 “지체장애 학생들의 특수학교 수용률을 조금이나마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공립 특수학교 설립 중장기 기본계획’에 따라 2040년까지 성진학교를 포함해 공립 특수학교 9곳을 더 설립할 계획이다. 특수학교 설립의 가장 큰 난관인 부지 확보 및 주민들의 반발은 풀어야 할 과제다. 앞서 2019년 문을 연 나래학교는 서울경운학교 이후 17년 만에 서울에 신설됐다. 2020년 개교한 서진학교는 설립 결정 과정부터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절차가 예정보다 4년 이상 지연됐다. 2025년 개교 목표인 동진학교도 부지를 8차례 변경하는 진통을 겪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성진학교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다양한 의견을 주실 것 같고, 필요하면 주민 설명회 등을 열면서 반응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성수공고 부지에는 2027년 9월 개관을 목표로 서울특별시교육청 AI융합진로직업교육원도 설립한다. 이곳에서는 진로발달단계에 따른 단위학교별 진로교육을 지원하고 직업체험활동 등을 제공한다. 4차 산업 신기술과 관련된 학교 교육 및 교원 연수를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성동구에 특수학교와 AI융합진로직업교육원의 설립은 배려와 공존의 서울미래교육 실현의 출발”이라며 “기존 특수학교의 과밀 해소도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장애학생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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