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감독관 협박한 학부모, 경찰대 출신 ‘스타강사’…이제서야 “죄송”

경찰대 출신 변호사, 대형 공시학원서 ‘형법·소송법’ 강의
논란 커지자 입장문 통해 “해당 선생님께 죄송함 뿐”

(시사저널=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26일 2024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열린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학교를 빠져나오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연합뉴스

자녀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수능 감독관을 찾아가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며 폭언을 해 고발당한 학부모가 대형 경찰 공무원 학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찰대 출신 스타강사 인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학원가와 서울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이 학부모는 경찰대 출신의 변호사이자 경찰 공무원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A씨 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교사노조 측은 "당시 A씨가 학교 밖에서도 강하게 항의를 하는 바람에 여러 사람이 봤고 이를 본 분들이 '일타강사 A씨와 인상이 비슷하다'라는 제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수능 당시 해당 감독관 교사는 시험 종료 벨이 울린 뒤 답안지를 작성하던 수험생을 부정 행위로 적발했다.

다음날 해당 학생의 부모라며 A씨와 A씨 부인이 학교로 찾아와 감독관이 근무하는 학교로 찾아가 1인 시위를 벌였다.

또한 A씨는 감독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변호사이며, 우리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는 취지로 폭언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두려움을 느낀 감독관은 병가를 내고 학교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서울교사노조차원에서 대응에 나선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피해 교원의 학교로 찾아가 피켓 시위와 부적절한 통화 등을 한 것은 해당 교원에 대한 위협"이라며 "이는 수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매우 잘못된 이의제기 방법"이라고 질타했다.

경찰대를 졸업한 A씨는 지난 200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현재 대형 경찰 학원에서 '스타강사'로 통하는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교육청은 감독관을 겁박한 이가 A씨인지 검증을 거쳐 곧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한편 A씨는 27일 자신의 카페에 입장문을 올려 "해당 선생님에게 죄송함 뿐"이라며 "합의가 되면 좋고 아니더라도 이 부분 공탁을 통해 조금이나마 잘못을 뉘우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