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가자지구…휴전연장 가능성 있지만 불확실성 여전

신유리 2023. 11. 27. 11: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흘 간 일시휴전 27일로 마지막날…이스라엘 전시내각 소집
하마스 측 "2∼4일 휴전연장 의향"…서방·아랍도 연장 압박
돌발변수 여전…카타르 "다른 무장단체에 붙잡힌 인질들이 관건"
가자지구 일시휴전 첫날인 24일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합의한 나흘 간의 일시휴전이 27일(현지시간)로 마지막날을 맞는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의 운명은 휴전이 종료 시점인 28일 오전 7시(한국시간 28일 오후 2시) 이후로도 연장될지, 아니면 짧았던 휴전을 뒤로 하고 다시 무차별 폭격과 시가전이 이어지는 아비규환으로 돌아가게 될지 기로에 서게 됐다.

지난 24일 오전 7시(한국시간 24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일시휴전에서 양측은 사흘째인 26일까지 표면적으로는 큰 충돌 없이 합의를 이행하며 '시한부' 휴전을 이어가고 있다.

사흘에 걸쳐 하마스가 풀어준 이스라엘 인질은 24일 13명, 25일 13명, 26일 14명으로 모두 40명이다.

이는 양측이 합의했던 '나흘 간 50명 석방'을 단계적으로 채워온 것으로, 마지막 날에도 이 같은 추세대로 석방한다면 일단 일시휴전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이에 맞춰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1대3 맞교환하는 비율로 사흘에 걸쳐 117명을 풀어줬다.

또한 그간 봉쇄와 폭격으로 초토화된 가자지구에 연료와 식수 등을 실은 구호 트럭 320대가량이 들어가 잠시나마 민간인 생명줄에 숨통을 열었다.

찰나와도 같았던 일시휴전이 이제 마지막 날로 접어들면서 서방과 아랍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휴전연장 압박을 고조시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긴급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인질 추가 석방을 위해 임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며 "이번 휴전을 내일 이후까지 이어가 더 많은 인질이 풀려나고 인도주의적 도움이 가자지구에 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외무장관들도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전 합의가 연장돼 적대 행위가 완전히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타결된 일시휴전 합의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나흘간 휴전이 끝난 이후에도 하루씩 인질 10명을 석방하고 휴전을 연장하는 방안에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는 미묘한 입장 차이가 감지된다.

AFP 보도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하마스가 이번 휴전을 연장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하마스가 현재의 휴전을 2~4일 연장할 의향이 있다고 중재자들에게 알렸다"며 "하마스는 그 기간 이스라엘 인질 20~40명의 석방을 보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이 끝나면 가자지구에서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일시적 휴전이 끝나면 총력을 기울여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는 앞선 합의대로 하마스가 매일 10명씩 추가로 인질을 석방하면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은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협상 과정에 도사린 불확실성도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양측 중재를 맡아온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휴전 연장 가능성에 "우리는 희망적이다. 석방자 수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도 파악되지 않은 인질들의 소재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특히 40명 이상의 여성과 어린이가 하마스가 아닌 다른 무장 단체들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변수는 앞서 하마스가 주장해온 쟁점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하마스 측은 줄곧 휴전 협상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등 다른 무장단체가 인질들을 붙잡고 있어 이들 인질의 소재는 파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했을 때 다른 무장단체가 인질을 데려가 가자지구 어딘가에 붙잡아뒀기 때문에 하마스는 이와 관련한 정보를 손에 넣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쟁점은 앞서 지난달 말 한때 휴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던 시점에도 돌발 변수로 등장했으며, 당시 협상 타결이 끝내 성사되지 못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신뢰 부족 또한 걸림돌로 지목된다.

실제로 이번 일시휴전 이틀째인 25일 인질석방 과정에서 하마스가 돌연 이스라엘이 구호트럭을 합의만 만큼의 절반도 보내지 않았다며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예정보다 7시간 정도 지난 한밤중에야 인질석방이 이뤄졌다.

일단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26일 저녁 회의를 소집해 하마스와 휴전 연장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한 이스라엘 소식통이 CNN 방송에 말했다.

이 소식통은 휴전 연장 조건이 당초 합의와 달라지지 않았으며, 이는 하마스가 매일 인질 10명씩을 석방해야 하루씩 휴전이 연장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newglass@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