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신부·장모에 총기난사…5명 숨진 태국 결혼 피로연 참극

지난 10월 3일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태국 방콕의 고급 쇼핑몰 시암파라곤에 경찰이 출동한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태국의 한 결혼 피로연장에서 신랑이 신부와 장모 등에 총기를 난사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27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지난 25일 오후 11시 25분 북동부 나콘라차시마주 왕남키에오 지역의 한 주택에서 발생했다.

전직 군인이자 장애인 수영 국가대표였던 신랑 차뚜롱 숙숙(29)은 전통 혼례를 마치고 집에서 가족·친지들과 피로연을 하던 중 차에서 권총을 가져와 15세 연상의 신부와 장모, 처제를 차례로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손님 중 1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총기난사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범행 당시 술을 마시다 신부와 말다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신랑이 신부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수년 전 복무 중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고, 지난해 인도네시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장애인게임에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사람은 3년 간의 동거 끝에 이날 정식 결혼식을 올렸다.

태국은 최근 잇단 총격 사건으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일에는 방콕 고급 쇼핑몰 시암파라곤에서 14세 소년이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이달 11일에는 방콕 거리에서 2인조 괴한의 총격으로 대학 신입생 1명과 40대 여교사가 숨졌다. 지난 20일에도 오토바이를 탄 괴한의 총격으로 16세 학생이 거리에서 사망했다.

태국은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으면 총기 소유가 허용된다. 정부는 총기 소지 면허 신규 발급을 잠정 중단하는 등 총기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총격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