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출신 미국 대학생 3명 피격…혐오범죄 가능성

정원식 기자 2023. 11. 2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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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시에서 팔레스타인 출신 대학생 3명이 총에 맞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이 지역 주택들을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출신 20대 미국 대학생 3명이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 백인 남성 용의자가 쏜 총에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혐오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26일(현지시간) NBC와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25분쯤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시 버몬트대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출신 대학생 3명이 백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았다. 2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지만, 1명은 위중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학생 3명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피해자 1명의 친척 집으로 가던 중 권총을 든 백인 남성과 맞닥뜨렸다. 경찰은 “용의자는 아무런 말도 없이 최소 4발을 쏜 뒤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자 중 2명은 몸통에, 1명은 하체에 총을 맞았다고 밝혔다.

피해자 3명 모두 팔레스타인 출신 20세 대학생들로, 2명은 미국 시민권자이고 다른 1명도 합법적 거주자라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피격 당시 팔레스타인 전통 복식인 카피예를 몸에 두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연방수사국(FBI)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미국 내 무슬림 인권단체인 미국아랍비차별위원회(ADC)는 성명을 내고 피해자 3명은 브라운대 재학생 히샴 아와타니, 하버포드대 재학생 킨난 압달하미드, 트리니티대 재학생 타신 아메드라고 밝혔다.

ADC는 “지금까지 나온 정보를 검토한 결과 이번 총격은 단지 이들이 아랍인이라는 이유로 발생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며 “용의자는 아랍어로 대화하던 피해자들에게 고함을 치고 위협한 뒤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미 북동부 버몬트주는 미국에서 범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다. 주민 90% 이상이 백인이다.

버몬트주 상원의원인 버니 샌더스 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출신 청년 3명이 피격된 충격적이고 매우 슬픈 일이 이곳 벌링턴에서 발생했다”며 “증오는 이곳은 물론 다른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다.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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