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러시아-핀란드 난민 갈등…국경 추가 폐쇄
[앵커]
핀란드 정부가 러시아와 맞댄 국경 검문소를 한 곳만 남겨두고 전부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핀란드는 그동안 러시아가 난민을 밀어내고 있다는 이유로 검문소를 차례대로 폐쇄해 왔습니다.
지구촌 돋보기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난민 문제를 둘러싸고 핀란드와 러시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핀란드가 러시아와 맞댄 국경의 검문소를 폐쇄했다는데, 밀려드는 난민을 막기 위해서라면서요?
[기자]
핀란드는 지난달 초부터 러시아 쪽 국경을 통해 제3국 출신 난민 유입이 급증했다고 밝혀왔습니다.
최근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출신 난민들이 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대거 핀란드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핀란드 정부는 몰려드는 난민을 막기 위해 먼저 자전거 입국 제한 조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18일부터는 러시아와의 국경 4곳을 석 달간 완전히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가까운 지역으로 특히 이동이 많은 곳을 폐쇄한 겁니다.
또, 현지시각 24일부터 러시아와의 국경 검문소 3곳을 추가 폐쇄했습니다.
이제 러시아 최북단에 위치한 라야-요세피 검문소 1곳만 남게 됐습니다.
핀란드는 일단 다음 달 23일까지 검문소를 폐쇄하기로 하고 추가 연장 여부를 판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폐쇄된 국경엔 군 병력을 동원해 콘크리트 장애물 등 장벽도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러시아 국경 지역에는 난민들이 밀려들면서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가 발령됐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국경 검문소 주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와 핀란드 국경은 몰려드는 난민으로 복잡한 상황인데, 최근 국경 검문소까지 폐쇄되면서 혼란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오로라 도시로 알려진 러시아 북극권 무르만스크 국경에는 난민들의 차량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국경이 닫히기 직전 러시아에서 핀란드로 가려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무르만스크 당국은 10개국에서 온 300여 명이 며칠째 추위에 떨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밝혔습니다.
무르만스크 지역엔 높은 수준의 경계 체제도 발령됐습니다.
일부는 국경을 무단으로 넘으려다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저지당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측은 핀란드가 국경을 폐쇄해 이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안드레이 치비스/러시아 무르만스크 주지사 : "우리의 주요 임무는 무르만스크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핀란드가) 국경검문소를 폐쇄해 비우호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핀란드는 난민들이 이렇게 모여드는 상황이 러시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기자]
최근 러시아를 경유해 핀란드에 도착한 망명 신청자가 크게 늘었는데, 핀란드는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이런 상황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러시아가 난민 밀어내기를 통해 보복하려 한다는 것이 핀란드의 주장입니다.
러시아는 나토 회원국이 된 핀란드에 대해 러시아는 자국 안보와 북유럽 안정에 위협이 된다면서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해왔습니다.
지난 4월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 이후 핀란드는 보복을 우려해 러시아와의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나토 국가인 노르웨이도 러시아와의 국경 폐쇄 가능성을 언급했고 에스토니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리 란타넨/핀란드 내무장관 : "러시아 당국이 사람들을 러시아에서 핀란드로 국경을 넘도록 도운 것이 분명합니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러한 형태의 불법 입국이, 빠르고 심각하게 증가하고 강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노 페브쿠르/에스토니아 국방장관 : "우리는 분명히 이것을 국가적 위협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핀란드의 국경 폐쇄 등 모든 조치를 지원하고 필요한 경우 다른 도움도 제공할 것입니다."]
[앵커]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러시아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러시아는 핀란드의 의혹 제기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상응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또 이를 이유로 국경을 폐쇄한 것은 '도발'이라며 이웃 국가들의 러시아 혐오적 입장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마리아 자하로바/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 "핀란드 정부는 우리가 소위 말하는 '이주민 필터링(불법 이민자 분류)을 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상식이 통용되길 바랍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유럽에 새로운 분단선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른바 '난민 밀어내기'는 이번에 처음 나오는 논란은 아닌데요.
앞서 2021년에는 폴란드가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의 의도적인 난민 밀어내기 주장하며 국경에 장벽을 설치해 갈등이 고조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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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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