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9세 대기만성 스타가 1루 펑고를 진지하게 받았다…2024년 혈이 뚫릴까 ‘위대한 도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24시즌의 혈이 뚫릴까.
KIA 타이거즈 유튜브 채널 갸티비는 지난 26일 외야수 이우성(29)이 1루에서 박기남 수비코치의 펑고를 받는 모습을 공개했다. 동료 내야수들과 함께 펑고를 받는 이우성의 표정이 진지했다. 이우성의 도전은 묵직하다. 그리고 위대하다.
이우성은 2013년 2차 15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까진 내야수도 봤지만, 프로에선 줄곧 외야수로만 뛰었다. 그런 그가 데뷔 10년이 흐른 뒤 1루수에 도전한다. 누가 강제로 포지션 변경을 시킨 게 아니다. 본인의 의지다.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했다. 코칭스태프도 괜찮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성의 1루 도전은 본인의 생존과 KIA의 야수진 교통정리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KIA 외야는 10개 구단 최고의 뎁스를 자랑한다. 사실 나성범이 풀타임으로 뛰고,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재계약하면 기본적으로 다른 외야수들은 생존 확률이 떨어진다.
이우성은 올해 타격에 제대로 눈을 뜨며 이들과 공존했지만, 향후 꾸준히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내년엔 최원준도 풀타임 외야수에 도전한다. FA 잔류 계약을 한 고종욱과 이창진도 만만한 선수들이 아니다. 수비만 보면 김호령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아직 잠재력이 터지지 않은 김석환도 무시하면 안 된다.
이우성으로선 당연히 1루로 자리잡을 때 장기적으로 생존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더구나 황대인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변우혁과 오선우의 경합 체제에 가세하는 게 상대적으로 생존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1루와 외야를 번갈아 보면 본인의 쓰임새도 넓어진다. KIA는 야수진 교통정리를 통해 막힌 혈을 뚫을 수 있다.
이우성 1루수 프로젝트의 결론은 결국 내년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를 넘어 시범경기까지 가야 나올 듯하다. 충분한 연습,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 1루 수비가 절대 쉽지 않다. 이우성은 김종국 감독의 결정에 따라 내년 주전 1루수 경쟁을 펼칠 수도 있고, 1루수 프로젝트 자체가 백지화될 수도 있다.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 이우성의 야구센스를 수 차례 칭찬했다. KIA로선 기본적으로 이우성의 타격을 내년에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그 이상의 뭔가가 나오면 금상첨화다. 성실함을 무기로 대기만성 스타 반열에 오른 이우성의 드라마가 또 시작됐다. 변우혁과 황대인, 오선우도 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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