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안룰렛 같다"…이-하마스 인질 석방에 희비 교차하는 인질 가족

김예슬 기자 2023. 11. 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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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올지 몰라…그저 풀려나기만을 기도"
3일 동안 63명 풀려나…여성·어린이 우선 석방
지난 10월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당시 납치된 인질들이 가자지구의 알려지지 않은 장소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인질-포로 교환 협상의 일환으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2023.11.26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간 인질 교환으로 총 63명이 하마스에게서 풀려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석방된 인질과 가족의 기쁨에 찬 재회 뒤에는 아직 가자지구 내에 억류된 인질 180여 명이 남았다. 이들의 가족은 하루하루를 초조함 속에서 버티며 만감이 교차하는 매일을 보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3차 인질 교환이 이뤄지며 총 17명의 인질이 하마스에게서 풀려났다. 이번에 석방된 인질은 어린이 9명, 여성 4명, 러시아계 이스라엘인 1명, 태국인 3명이다.

이번 석방으로 하마스의 인질 약 240명 가운데 63명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들의 석방은 4일간에 걸쳐 하마스 인질 50명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기로 한 지난 24일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4일 1차 석방에서 이스라엘인 13명이, 25일에도 같은 수의 이스라엘인들이 풀려났다. 이스라엘은 첫날에 39명, 둘째 날에는 39명을 석방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습하며 약 240명의 인질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미처 풀려나지 못한 인질의 가족들은 낙관적인 미래를 그리는 한편 언제 풀려날지 모르는 불안을 견디며 '악몽' 속에 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억류 중인 프랑스계 이스라엘 여성 인질 미아 솀(21)의 모습. (X(옛 트위터) 갈무리)

지난달 7일(현지시간) 키부츠 레임의 슈퍼노바 음악 축제 현장에서 실종됐던 미아 솀(21)의 어머니 케렌 솀은 영국 가디언에 "러시안룰렛 같다. 우리는 누가 나올지 모른다"며 "미아가 오늘이나 내일, 심지어 모래 나올지도,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저 석방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17일 처음으로 억류된 인질의 모습을 공개했는데, 영상에는 부상한 미아의 모습이 담겼다. 케렌은 미아가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긴급히 석방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7일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서 실종된 알론 샴리즈(26)의 아버지 아비 샴리즈는 아들이 인질로라도 잡혀 있기를 바랐다. 알론의 가족은 사망자 사이에서 알론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아직 알론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아비는 BBC에 "그곳은 안전할지, 음식은 충분할지, 춥지는 않은지, 다치진 않았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비는 인질 교환 소식이 알려지자 만감이 교차하는 하루를 보냈다. 여성과 어린이를 우선적으로 보낸다는 것을 알게 되며, 20대 남자인 아들이 먼저 풀려나지 않는다는 점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편으로는 석방이 시작돼서 기쁘다. 앞으로 석방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나는 지금 누구도 믿지 않는다. 하마스도, 우리 정부도 믿지 않는다. 그저 기다리기만 한다"고 BBC에 전했다.

인질로 추정되는 이타이 스비르스키(38)의 사촌 누나 나아마 와인버그도 복잡한 심경으로 인질 석방 과정을 지켜봤다.

나아마는 먼저 석방된 인질들의 가족을 보며 질투심을 느꼈다면서 "나는 몇 시간 동안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나아마는 이타이의 부모가 모두 하마스에게 살해됐지만, 이타이가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타이가 부모님과 함께 집에 있었지만, 무엇을 봤는지 모른다"며 "이타이가 잡혀가기 전에 이모(이타이의 어머니)가 살해되는 장면을 봤는지, 아니면 이모가 숨지기 전에 잡혔는지 모른다. 이모가 마지막으로 본 게 아들이 끌려가는 장면이 아니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실종된 도론 아슈케나지(30)의 언니 야미트 아슈케나지는 여동생의 무사 귀환을 바라며 새로운 문신을 했다. '태양처럼 우리는 다시 떠오를 것이다'라는 글귀와 함께 그려진 태양에는 광선 몇 개가 누락된 그림이었다.

야미트는 BBC에 "동생이 집에 오면 광선을 추가로 그려 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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