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깜짝 활약 ‘이적생’ 김민욱, 부담과 믿음 그리고 보답
소노가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고양 소노는 26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3-24 정관장프로농구에서 치나누 오누아쿠, 이정현, 전성현 활약에 힘입어 자밀 워니, 안영준이 분전한 서울 SK를 접전 끝에 84—77로 이겼다.
이날 결과로 소노는 3연패 탈출과 함께 5승 8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그대로 8위였다. SK는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5패(8승)째를 당했다. 순위는 수원 KT와 함께 공동 3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치나누 오누아쿠가 17점 14리바운드 8어시스트, 이정현이 25점 6어시스트, 전성현이 18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활약한 결과였다.
세 선수 활약으론 승리를 거두기 힘들었다. 상대가 지난 목요일 경기에서 원주 DB를 꺾은 강호 SK였기 때문.
김승기 감독은 김민욱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민욱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원 KT에서 FA를 통해 소노로 이적했다. 당시 데이원 해체로 인해 앞날을 보장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민욱은 이전부터 계속되온 김 감독 구애(?)와 맞물린 주변 환경 속에 불투명한 현실을 선택하며 고양으로 적을 옮겼다.
이적 후에도 당분간 소속 팀이 없었다. 데이원과 소노 사이에 공백 기간이 있었기 때문. 불안감이 없지 않았지만, 김민욱은 운동에 매진했고, 소노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당시 2m가 넘는 장신 슈터 자원이라는 평가 속에 팀 내 두터운 뎁스로 인해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김민욱의 결단이었다.
소노로 이적후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4번 포지션이 약한 관계로 많은 출전 시간과 함께 활약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1라운드 내내 부진을 떨쳐내지 못한 채 시즌을 거듭했다.
김 감독은 스스로를 자책했다. 김 감독은 “패싱력이 있는 외국인 선수를 염두에 두고 민욱이를 영입했다. 로슨 패싱력이 민욱이를 살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현실이 그렇지 못했다. 민욱이에게 미안할 뿐.”이라는 멘트를 자주 남겼다.
그렇게 다시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김민욱은 그렇게 꺾이지 않았다. 91-99로 패한 원주 DB 전 13점 2리바운드를 기록한 김민욱은 이날 경기에서 38분 44초를 뛰면서 3점슛 3개 포함 11점 7리바운드를 만들면서 접전 끝 승리를 뒷받침했다.
두 경기 연속 활약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활약상이었다.
경기를 돌아보자.
이날 경기에 스타팅으로 나섰다. 공격 리바운드로 첫 기록을 남긴 김민욱은 2분이 지날 때 4-6으로 좁혀가는 세컨 브레이크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이후 커트 인으로 자유투를 얻어냈다. 두 개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야심차게 던진 3점이 실패로 돌아갔다. 종료 2분을 남겨두고 던진 오픈 3점도 림을 튕겼다.
수비에서 에너지는 나쁘지 않았다.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며 인사이드를 커버했다. 종료 1분 16초를 남겨두고 최현민과 교체되어 벤치로 돌아갔다. 아쉬움 가득한 몸짓과 함께 8분이 넘는 동안 플레이를 마감했다.
2쿼터 김민욱은 선발로 나섰다. 1분이 지날 때 좌측 코너에 오픈 3점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3번째 시도 만에 성공시킨 3점포였다. 수비에서 활동량은 여전했다. 투맨 게임에서 헷지와 쇼 디펜스를 효과적으로 해냈다. 또, 3분 30초가 지날 때 최부경 페이스 업을 블로킹으로 저지하기도 했다. 수비에서 계속 높은 집중력과 활동량을 유지하는 김민욱이었다. 2쿼터 모두를 소화했다.
18분 44초를 뛴 김민욱은 5점 3리바운드를 남겼다. 3점슛 성공률은 아쉬웠다. 수비력은 높은 점수를 줄만 했다. 장시간 뛸 수 있던 이유였다.
3쿼터에도 시작부터 경기에 투입되었다. 두 차례 시도한 3점슛이 실패로 돌아갔다. 한 장면은 아쉬웠다. 수비에서 공헌도는 유지했다. 종료 1분 여를 남겨두고 던진 3점슛이 성공했다. 57-55, 2점차 역전을 그리는 점수였다. 침착함과 집중력이 포함되어 있던 장면이었다.
3쿼터 10분을 모두 소화했다. 3점과 리바운드 네 개 그리고 파울 하나를 더했다. 효과 만점의 10분이었다.
4쿼터 시작과 함께 경기 4번째 3점포를 가동했다. 이후 10점차 리드 상황에서 던진 3점은 다시 림을 벗어났다. 마지막 3점포였다. 리바운드 커리어 하이를 작성하며 게임을 마무리한 김민욱이었다.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장장 38분 44초라는 긴 시간을 뛰었다. 기쁨 두배인 시간인 듯 했다.
소노는 박진철 군 입대와 이종현 이탈 그리고 조재우의 더딘 성장과 FA 영입 실패 등으로 인해 국내 인사이드 진이 전력 상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김민욱이었다. 김민욱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다. 본인 전투력이 높은 상황인데다, 김 감독 자신의 농구와 어울리는 스트레치형 빅맨이기 때문이다. 드디어 알을 깨는 느낌이다.
김 감독 역시 경기 후 만족스럽다는 인터뷰를 남겼다. 김 감독은 “우리 민욱이가 달라졌다. 슈팅 뿐 아니라 수비를 해내고 있다.”며 너무도 기뻐했다.
오누아쿠 영입으로 인해 인사이드 깊이를 더한 소노는 이정현과 전성현이라는 강력한 원투 펀치 구성 속에 전력을 정비하고 있다. 김민욱 가세는 분명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데뷔 후 유망주라는 평가 속에도 성장하지 못했던 부담 그리고 김 감독의 믿음을 현실로 바꿔갈 준비를 끝낸 듯 한 김민욱이다.
사진 제공 = KBL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