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내 딸 유방절제술 막아달라”…소송 낸 英 부모, 무슨일이

법원, 정신적 문제 없어 성소수 딸 손 들어줘
조만간 18세 성인,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

영국의 성소수자 축제. [사진출처 = 연합뉴스]

10대 성소수자의 딸을 둔 영국 부모가 법원에 자식의 유방절제술을 막아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당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부모는 앞서 런던고등법원에 그들의 17세 딸이 유방절제술을 받지 못하게 금지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부모는 딸의 성적 지향은 정신 질환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딸이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잇을 만큼의 판단 능력이 없다고 했다.

14년 전 영국으로 이주한 이들은 고국의 정신과 의사로부터 딸에게 정신 분열성 인격 장애가 있다는 한 문장 짜리 진단서도 받아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10대 딸은 법정에서 부모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11세때 자신의 성 정체성을 확인했다”며 “부모는 제게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은 제가 정신병자라는 것을 의미하며 성소수자는 사악하고 악마같은 것이라는 등 동성애 혐오 발언을 끊임없이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 부모와 함께 살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해 11월부터 집을 나와 보호 시설에서 지낸다”고 덧붙였다.

사회복지사들은 10대 딸이 밝고 강한 의지를 갖췄으며 학업 성취도도 높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는 부모의 주장과는 다른 것이다. 법원 역시 10대 딸의 손을 들어줬다.

판사는 “정신적 문제가 없을뿐 아니라 현재는 17세에 불과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성인인 18세가 되기 때문에 스스로 성 정체성 확인 치료에 동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