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원작 각색은 큰 부담… 긴 독백을 짧은 노랫말로 바꾸는게 핵심”

유민우 기자 2023. 11. 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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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성 작가가 서울시뮤지컬단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맥베스'를 뮤지컬(작은 사진)로 선보인다.

"레이디 맥베스를 원작보다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로 각색했다"는 김 작가는 "원작에선 '욕망과 파멸'의 이미지였다면 뮤지컬에선 귀엽기도 하고 방정맞기도 하다. 원작보다 인간적이지만 동시에 칼을 다루고 맥베스를 심하게 압박하는 등 무서운 면을 지닌 캐릭터다"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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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맥베스’ 각색… 극작가 김은성
식상할만큼 유명한 장면들 변화
‘레이디 맥베스’ 비중 대폭 늘려
‘맥버니’ 이름 부여 캐릭터 강화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김은성 작가는 “연극이란 장르에선 작가로서 동시대 문제를 첨예하게 비판해야 하는 부담감이 좀 있는데 뮤지컬에선 그런 부담감은 없이 썼다”고 말했다.

“맥베스는 먼 신화적 인물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밀접한 인물이죠. 맥베스는 11세기 스코틀랜드의 실존 인물이 모티브인데, 이 이야기가 1000년 넘게 살아있다는 것이야말로 비극입니다. 몰락해가는 맥베스를 보며 관객들이 악의 내면을 보고 인류 역사에 왜 이런 비극이 이어지고 있는지 고민해봤으면 합니다.”(김은성 작가)

김은성 작가가 서울시뮤지컬단과 손잡고 국내 최초로 ‘맥베스’를 뮤지컬(작은 사진)로 선보인다. 그는 지난 1월 장총 한 자루를 의인화해 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연극 ‘빵야’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6월엔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을 전 회차 매진시켜 공연계의 주목을 받았다. 뮤지컬 맥베스까지 한 해에 장르가 다른 세 작품을 올리는데,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이어 음악극으로 재해석한다.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김 작가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각색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워낙 원작의 완성도가 높고 인류 문화사의 고전이라 잘 고쳐도 본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맥베스가 뮤지컬로 시도된 적이 없기에 겁먹지 않고 즐기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원작을 단순히 무대화하는 것에 안주하지 않는다. 지난 6월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도 제목을 ‘상인들’로 바꿔 연대와 협업의 긍정 에너지를 강조했다. 유대인 혐오와 인종적 편견 등 현대인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부분은 과감히 덜어냈다. 이번 뮤지컬 ‘맥베스’는 원작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원작에 없는 장면

김 작가는 뮤지컬 ‘맥베스’를 보다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보통 맥베스 하면 마녀들, 숲이 움직이며 맥베스 성에 침투하는 장면, 제왕절개로 태어난 맥더프가 맥베스를 죽이는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유명한 만큼 식상하고 현대 관객들에겐 와 닿지 않을 수 있어 모두 바꿨다”며 “맥베스의 파멸도 원작과 다르게 현대적 인과구조에 맞게 서사를 추가했다.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공연을 보러 와서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극은 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 맥베스와 부인이 자신들의 욕망에 대한 성찰과 회한을 담은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된다. 맥베스의 제일 유명한 독백인 ‘인생은 걸어 다니는 그림자일 뿐’이라는 명문장을 살려내 노랫말을 만들었다. 김 작가는 “나도 아직 보지 못해 그 장면이 어떻게 펼쳐질까 궁금하다”며 호기심을 자아냈다.

#독백은 가사로, 은유는 직설로

‘맥베스’를 뮤지컬로 만드는 것은 ‘각색 능력자’인 그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맥베스’를 뮤지컬화 하는 데 약 8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김 작가는 “대사는 아름답고 훌륭한 말이 많지만 그것을 뮤지컬 형식으론 다 담아낼 수 없었다. 뮤지컬 형식에 맞게 압축시키는 게 가장 큰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김 작가는 “맥베스의 긴 독백을 짧은 노랫말로 바꾸는 작업이 핵심이었다”며 “원작에 많은 은유, 비유적 표현도 직설적인 표현으로 각색했다”고 했다.

#입체적인 레이디 맥베스(맥버니)

‘레이디 맥베스(맥베스 부인)’의 비중을 대폭 늘린 것도 이번 작품의 차별점. 원작에선 특별한 이름 없이 맥베스 부인으로 불리지만 김 작가는 ‘맥버니’라는 이름을 부여해 캐릭터를 강화했다. “레이디 맥베스를 원작보다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로 각색했다”는 김 작가는 “원작에선 ‘욕망과 파멸’의 이미지였다면 뮤지컬에선 귀엽기도 하고 방정맞기도 하다. 원작보다 인간적이지만 동시에 칼을 다루고 맥베스를 심하게 압박하는 등 무서운 면을 지닌 캐릭터다”라고 예고했다. 공연은 12월 2일부터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이뤄진다.

글·사진 =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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