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서울의 봄’ 호평, 김성수 감독은 그럴 자격 충분하죠”[인터뷰]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터졌다. 평단의 호평이 쏟아지며 개봉 전부터 기대감이 치솟았고, 개봉 4일 만에 100만 고지를 돌파하며 그 힘을 입증했다.
“정말 감사한 반응이죠. 극장 상황이 넘 안 좋으니까요. 어려운 상황이라 손익분기점을 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어요. 이렇게까지 호평들이 쏟아지는 게, 제가 늘 응원하고 사랑하는 감독이라서 더 반가워요. 김성수 감독은 그럴 자격이 충분하고요. 영화에 대한 고민, 현장에서 보여준 집념 등을 보면서 저 역시 배웠거든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제가 연기한 ‘이태신’을 이렇게까지 좋아해주나란 놀라움도 있어요.”
정우성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서울의 봄’ 촬영기와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 ‘아수라’에 이어 다섯번째 협업을 한 김성수 감독에 대한 애정, 그리고 황정민과 호흡한 소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성수 감독의 페르소나? 영광이죠”
그야말로 김성수 감독의 페르소나다. 다섯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김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함께 채워나갔다.
“영광이죠. 유연하지도 않은 20대의 절 영화적 동료로 받아주고, 작품 출연을 제안할 땐 늘 제게 ‘대본 주는 첫번째 배우’라고 말해주니까요. 김성수 감독이 앞으로 몇 작품을 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오랜 세월 함께 해온 김성수 감독이라 그만큼 서로에 대해 잘 아는 두 사람이다. 김 감독이 얼마나 집요하게 작업하느냐고 묻자 장난기 가득한 대답으로 돌아왔다.
“배우 하나하나 리딩을 엄청 많이 하는 감독이죠. 저 역시도 많이 했고요. 그는 늘 한결같은 게, 엄청 공부해요. 또 자신의 연출부원들도 ‘인간’ 그 자체로 보는데요. ‘그가 생각하는 영화관이 뭐지?’를 늘 궁금해하고 배우려고 하죠. 그런 감독이라서 20대 배우였던 제게도 그렇게 대해줬던 것 같아요. 절 영화적 동료로 성장시켜줬고요. 하지만 현장에선 너무 집요해서 죽이고 싶을 때도 많았어요. ‘아수라’ 땐 감독이 뛰어다니다가 넘어져 발목을 다쳤을 때, 배꼽잡고 웃었던 게 저라니까요. 하하.”
그러면서도 감독에 대한 존중을 감추지 못한 그다. 영화 속 훌륭한 캐릭터 플레잉에 대해 칭찬하자 김성수 감독의 공으로 돌렸다.
“그건 김성수라는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정말 잘한 거죠. 그 많은 배우가 나왔을 때 누구 하나라도 영화 속 세계관의 톤 앤 매너에 맞지 않았다면 좋은 협주가 될 수 없었을 테니까요. 많은 배우가 나온다는 건 그만큼 위험 요소도 많아지거든요. 감독이 그 배우들 모두를 1979년 당시 그 자리에 있는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 엄청 관찰하고 접점을 찾고 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한 건 분명하죠. 대단한 사람이에요.”
■“황정민의 연기 열정, 제가 타죽을 뻔 했어요”
‘서울의 봄’ 속 또하나의 수훈갑은 황정민이다. 못된 야망을 지닌 ‘전두광’ 역을 맡아 정우성과 치열한 대립각을 세운다.
“정말 놀라웠어요. 징글징글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더라고요. 타죽을 뻔 했어요. 함께 연기하면서 타죽지 않으려고 저도 부단히 노력했죠. 황정민과 붙는 장면이 많지 않아서 그의 연기를 더 많이 관찰할 수 있었어요. 모니터로 보면서 그런 그의 재능이 부럽기도 했고요. 특히 배우는 분장을 하고 의상을 딱 입는 순간 에너지가 나오는데요. ‘황정민은 분장의 기운까지 도와주는구나’ 싶었다니까요.”
그 역시 지지 않기 위해 ‘이태신’을 열심히 분석했다. 자신 없는 순간도 있었지만 황정민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을 보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연기할 때 상대가 ‘이태신을 봤나’가 중요하거든요. 리허설을 할 때 본래 연기를 하는 대신 상대의 기운을 느끼려고 하는 편인데, 연기를 끝내니 황정민 표정을 보니 ‘이태신을 봤구나’가 느껴졌어요. 그 순간 확신의 기운을 얻게 됐고요.”
이번 작품으로 ‘정우성의 인생 연기’라는 평을 받았다. 매우 부담된다는 그다.
“빨리 떨쳐내야할 것 같아요. ‘비트’를 찍을 때에도 절 ‘청춘의 아이콘’이라고 불렀는데, 그 수식어는 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지금도 똑같아요. 그때도 전 ‘민’(‘비트’ 주인공)이 아니고, 지금도 ‘이태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캐릭터들은 관객들이 스스로 마음 속에 담는 거지, 제가 그 캐릭터로만 계속 남을 순 없으니까요. 그걸 뛰어넘어서 새로운 캐릭터를 찾아가야 하는데, 사실 쉬운 건 아니에요. 앞으로 또 어려운 싸움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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