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의 부모 살해 목격한 4세 美소녀 석방…"안도감과 감사"

김예슬 기자 2023. 11. 2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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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부모님을 무참히 살해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도했던 네 살 소녀 애비게일 모르 이단이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4일간 일시 휴전으로 인질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미국 국적자가 석방된 것은 애비게일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에 풀려난 미국인, 애비게일이라는 어린 소녀가 이틀 전 4살이 됐다"며 "그는 자신의 생일에도 하마스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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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으로 도망쳤지만 끝내 하마스에 붙잡혀
지난달 7일(현지시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과정에서 가자지구로 끌려간 미국-이스라엘 이중 국적자 4세 소녀 애비게일 이단.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부모님을 무참히 살해하는 장면을 눈앞에서 목도했던 네 살 소녀 애비게일 모르 이단이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26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3차 인질 교환이 이뤄지며 총 17명의 인질이 하마스에게서 풀려났다. 이번에 석방된 인질은 어린이 9명, 여성 4명, 러시아계 이스라엘인 1명, 태국인 3명이다.

어린이 9명 중에는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 국적의 애비게일도 포함됐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4일간 일시 휴전으로 인질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미국 국적자가 석방된 것은 애비게일이 처음이다.

애비게일은 하마스에 붙잡힌 미국 인질 중 가장 나이가 어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에 붙잡힐 때 3살이었지만, 가자지구에서 50일을 버티던 중 생일을 맞았다. 그는 현재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두 오빠를 만날 예정이다.

애비게일의 이모 리즈 히르시 나프탈리가 NBC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애비게일은 지난달 7일 하마스가 들이닥쳤을 때 가자지구 국경 근처 크파르 아자 키부츠에 있는 집에 머물고 있었다.

애비게일의 두 오빠(10세·6세)는 하마스가 어머니가 살해하는 장면을 본 뒤 집 밖으로 뛰쳐나와 아버지를 찾았다. 놀란 애비게일은 아버지 품에 안겼고, 뒤따라 나온 하마스 대원이 쏜 총에 아버지는 목숨을 잃었다. 애비게일은 피투성이가 된 아버지의 품 안에서 기어 나왔다.

애비게일은 이웃집으로 도망쳤지만, 이후 이웃집 가족과 함께 하마스에게 붙잡힌 것으로 보인다. 애비게일의 두 오빠는 14시간 동안 옷장에 숨어 있다가 무사히 탈출했다. 하마스가 애비게일의 집에 들이닥쳤을 당시 왜 부모만 살해하고 이들을 살려줬는지는 알 수 없다.

나프탈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오늘이 오기를 바라고 기도했다. 애비게일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것에 대해 안도감과 감사 외에 표현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애비게일은 퇴원한 뒤 이스라엘에 있는 이모와 삼촌, 조부모와 함께 살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낸터킷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질 교환 협상이 타결된 후 발언하고 있다. 2023.11.2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애비게일의 석방 소식을 반겼다. 그는 "이번에 풀려난 미국인, 애비게일이라는 어린 소녀가 이틀 전 4살이 됐다"며 "그는 자신의 생일에도 하마스에 의해 인질로 잡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4세 소녀는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앞에서 살해당했다"며 "그가 견뎌낸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애비게일) 이단의 석방은 나와 내 팀이 수 주간 노력한 결과"라며 "임시 휴전이 이것으로 끝이 아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17명의 석방으로 하마스의 인질 약 240명 가운데 63명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들의 석방은 4일간에 걸쳐 하마스 인질 50명과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150명을 풀어주기로 한 지난 24일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4일 1차 석방에서 이스라엘인 13명이, 25일에도 같은 수의 이스라엘인들이 풀려났다. 이스라엘은 첫날에 39명, 둘째 날에는 39명을 석방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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