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영어능력 순위 36위→ 49위 ‘하락’… 中·日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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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어 능력이 1년 전에 비해 떨어졌다.
EF는 "지난 4년간 동아시아에서 성인 영어능력이 약화했고 특히 일본에서는 10년간 약화했다"라며 "같은 기간 동아시아에서 미국 대학에 입학한 학생 수가 크게 줄었는데 한국 학생은 2020년에 비해 올해 20%, 중국 학생은 30% 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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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영어 능력이 1년 전에 비해 떨어졌다. 중국과 일본 역시 나란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의 영어교육 기업 ‘에듀케이션 퍼스트’(EF)가 최근 발표한 ‘2023 영어능력지수’(EPI·English Proficiency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36위에서 13계단 하락한 49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20계단 떨어진 82위, 일본은 7계단 하락한 87위에 등록됐다.
EF는 2011년부터 자사의 영어 표준화 시험인 EF SET(EF Standard English Test) 결과를 분석해 비영어권 국가의 영어능력지수 순위를 발표했다. 올해 영어능력지수는 지난해 EF SET에 응시한 113개국 18세 이상 220만 명의 성적을 토대로 산출했다.
네덜란드가 1위, 싱가포르가 2위에 위치했다. 싱가포르는 2년 연속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자리했다. 유럽 국가들의 강세 속에서 아시아에선 싱가포르에 이어 필리핀(20위), 말레이시아(25위), 홍콩(29위)이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다. 베트남은 58위, 인도·방글라데시는 60위, 인도네시아는 79위에 올랐다.
1∼12위는 ‘매우 높은 능력’, 13∼30위는 ‘높은 능력’으로 평가되며 한국이 속한 31∼63위는 ‘보통의 능력’ 평가 구간이다. 중국·일본이 속한 64∼90위는 ‘낮은 능력’이며, 92∼113위는 ‘매우 낮은 능력’이다.
EF는 "지난 4년간 동아시아에서 성인 영어능력이 약화했고 특히 일본에서는 10년간 약화했다"라며 "같은 기간 동아시아에서 미국 대학에 입학한 학생 수가 크게 줄었는데 한국 학생은 2020년에 비해 올해 20%, 중국 학생은 30%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관련 여행 제한도 영향이 있지만 영어능력 저하는 더 광범위한 정치적, 인구적 변화 징후이자 교육에서 서구 문화 패권에 의문을 제기하는 자신감의 신장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선 미국과 갈등 속에서 최근 몇 년간 영어 교육 열기가 줄었다. 중국 당국은 가정 경제 부담을 줄이고 자본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겠다며 2021년 7월 초·중학생들의 숙제와 과외 부담을 덜어주는 ‘솽젠(雙減) 정책’을 시행, 사교육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어 학원을 비롯한 필수 교과목의 방과 후 사교육이 금지됐다.
지난 3월엔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이 대학 입학시험에서 영어를 필수 과목에서 선택 과목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고, 작년 3월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영어 수업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제안이 나와 모두 찬반 논란을 일으켰다. 영어 수업 축소를 주장하는 이들은 서방 영향력을 더욱 줄이고 대신 중국 문화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대쪽에선 영어 교육 축소는 쇄국주의이자 학문 발전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한다.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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