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내려치기 좀 그만!..."오프사이드 3개 말고 한 게 없다" 선발 최저 평점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현지에서는 또 손흥민을 저평가하기 시작했다.
토트넘 훗스퍼는 2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3라운드에서 애스턴 빌라에 1-2로 역전패했다. 연패를 끊어내지 못한 토트넘은 승점 26점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순위는 5위로 추락했다.
홈팀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원톱으로 손흥민이 출격했다. 2선에선 브리안 힐, 데얀 쿨루셉스키, 브레넌 존슨이 지원 사격했다. 중원은 지오바니 로 셀소,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지켰다. 4백은 데스티니 우도지,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페드로 포로가 구성했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원정팀 빌라는 4-4-2 포메이션으로 출격했다. 올리 왓킨스, 무사 디아비가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다. 미드필드에는 존 맥긴, 더글라스 루이즈, 부바카르 카마라, 매티 캐쉬가 포진했다. 수비는 뤼카 디뉴, 파우 토레스, 디에고 카를로스, 에즈리 콘사가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 장갑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착용했다.
[손흥민 활약상]
손흥민은 이번 경기 최전방에서 날카로운 움직임을 통해서 빌라 수비진의 간담을 계속해서 서늘하게 만들었다. 출발부터 좋았다. 전반 3분 손흥민은 전방으로 달려가는 쿨루셉스키에게 정확한 패스를 밀어주면서 완벽한 득점 기회를 창출해줬지만 쿨루셉스키의 슈팅은 골대가 외면했다.
이후 손흥민은 지독할 정도로 오프사이드에 시달렸다. 전반 13분이 그 시작이었다. 포로가 측면에서 뛰고 있는 존슨에게 완벽한 스루패스를 넣어줬다. 이때 손흥민도 존슨과 라인을 맞춰서 뛰었다. 손흥민의 생각보다 존슨의 패스가 뒤로 오면서 슈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득점이 됐어도 오프사이드였다. 존슨이 빌라 수비수보다 앞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손흥민의 활약은 계속됐다. 전반 15분에는 벤탄쿠르가 전진해오자 기점 역할을 수행했다.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패스를 넣어주자 손흥민은 내려와서 받아준 뒤 다시 공을 넘겨줬다. 손흥민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던 빌라 센터백들은 쿨루셉스키를 놓쳤다. 쿨루셉스키가 벤탄쿠르의 슈팅을 받아서 득점을 노렸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동료들의 도움도 아쉬웠다. 전반 16분 토트넘의 압박이 성공해 손흥민에게 공이 향했다. 손흥민은 힐에게 패스를 넘겨주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한 뒤에 페널티박스로 침투했다. 페널티박스에 토트넘 선수들이 많았지만 힐의 패스는 빌라 수비수를 향해버렸고,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전반 18분에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었다. 풀백인 포로가 순간적으로 중앙에서 빌라 수비진 뒤로 뛰어 들어갔다. 벤탄쿠르가 환상적인 로빙 패스로 포로의 움직임을 잘 살려줬다. 손흥민도 맞춰서 뛰어 들어갔지만 포로의 패스는 수비수에게 차단 당하고 말았다.
전반 20분에도 좋은 기회가 있었던 손흥민이었다. 힐이 좌측에서 날카롭게 크로스를 올려줬지만 손흥민이 정확한 낙하지점을 찾지 못했다. 머리에만 정확히 맞췄어도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손흥민은 계속해서 공격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전반 36분에는 중앙으로 내려와 볼을 존슨에게 연계해줬다. 손흥민은 곧바로 페널티박스로 향했다. 존슨이 손흥민에게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수비수가 먼저 걷어냈다.
전반전 제일 아쉬운 기회는 44분에 나왔다. 교체로 들어온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손흥민을 향해 패스를 넣어줬다. 빌라 수비수들은 손흥민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마르티네즈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에서 손흥민은 멋지게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고 말았다.
손흥민이 전방에서 분전해줬지만 토트넘은 마무리 패스와 슈팅에서 모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결국 전반 종료 직전 프리킥에서 토레스에게 실점하면서 1-1로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후반에도 손흥민의 적극성은 돋보였다. 후반 4분에는 쿨루셉스키가 우측으로 빠져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손흥민의 머리에는 맞았지만 골대 위로 향했다.
후반 9분에는 손흥민이 좋아하는 역습이 시작됐다. 쿨루셉스키가 좌측으로 공을 가지고 전진하자 손흥민이 볼을 받아주러 이동했다. 손흥민은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백힐로 재차 넘겨줬다. 쿨루셉스키는 손흥민의 패스를 논스톱으로 존슨에게 넘겨줬다. 하지만 존슨 발 끝에 닿지 못했다.
손흥민은 지치지 않았다. 후반 10분 토트넘의 공격이 순식간에 손흥민에게 향했다. 손흥민은 처음에는 수비수를 확실히 제치지 못해서 슈팅까지 시도하지 못했다. 다시 이어진 공격에서 로 셀소가 손흥민에게 좋은 패스를 넣어줬다. 손흥민이 돌아서 슈팅까지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손흥민도 매우 아쉬운 듯 얼굴을 감싸쥐면서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오프사이드가 또 손흥민을 울렸다. 후반 14분 쿨루셉스키부터 토트넘의 공격이 시작됐다. 호이비에르가 패스를 받아서 존슨에게 찔러줬다. 존슨은 득점 기회에서 손흥민에게 공을 넘겨줬다. 손흥민이 미끄러지면서 득점을 터트렸지만 이번에도 존슨이 오프사이드인 상태라 골로 인정될 수는 없었다.
후반 22분에는 좌측에서 힐이 컷백을 시도했다. 손흥민이 수비수와의 경합을 잘 이겨낸 뒤에 센스있게 포로에게 패스를 넘겨줬다. 포로가 슈팅까지 이어갔지만 마르티네스가 잘 쳐냈다.
후반 막판에도 손흥민을 막아선 건 오프사이드였다. 후반 40분 쿨루셉스키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공을 넘겨줬다. 포로가 페널티박스로 이동해 슈팅을 시도했는데 골대를 강타했다. 흘러나온 공을 손흥민이 밀어 넣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골망을 3번 흔들었는데도 모두 인정받지 못한 손흥민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도 손흥민은 집중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코너킥에서 로얄이 머리로 공을 뒤로 넘겨주자 손흥민이 돌아 뛰었다. 발에 맞추려고 해봤지만 공이 너무 빨라서 밀어 넣지 못했다.
손흥민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면서 또 역전패를 당했다. 첼시전부터 시작된 패배의 악몽이 울버햄튼전에도 이어졌고, 빌라전에서도 계속되면서 토트넘은 3연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손흥민 평가]
경기 후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을 향해 "초반에 클루셉스키를 향해서 좋은 찬스를 만들어줬다. 전반 종료 직전에 슈팅을 날렸지만 오프사이드였다. 후반에도 공을 골대 안으로 넣었지만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 사이에 손흥민은 힐의 훌륭한 크로스에 머리가 조금 모자랐다. 포로의 슈팅에서 나온 흘러나온 공도 넣었지만 세 번째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취소됐다. 존슨와 함께 노력하면서 뛰었지만 그 외에는 별로 한 게 없었다"면서 박한 평가를 내렸다.
평점도 6점이었다. 로얄, 데이비스, 힐, 존슨과 함께 선발 선수 중에서는 가장 낮은 점수를 부여받은 손흥민이었다. 최하점은 후반에 들어와 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올리버 스킵에게 돌아갔다. 그는 5점을 부여받았다.
손흥민을 향한 통계 매체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손흥민이 기록한 주요 스텟은 볼 터치 32회, 패스 성공률 88%(25회 시도-22회 성공), 키 패스 3회, 빅 찬스 창출 2회, 기대 득점(xG) 0.13, 기대 어시스트(xA) 0.55 등이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손흥민에게 7.7점을 부여했다. 공격진 가운데 최고점이었으며 포로(8.2)와 로 셀소(7.9) 다음이다.
다른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6.7점을 매겼다. 로 셀소(8.3), 포로(7.9), 쿨루셉스키(7.5) 등에 밀려 낮은 점수였다. 수차례 기회를 오프사이드로 모두 날린 것이 반영된 모습이었다.
분명한 건 손흥민의 경기력이 저평가될 이유는 없다는 점이다. 키패스 3회, 빅찬스 창출 2회 그리고 기대도움값(xA) 0.55가 이를 대변해준다. 손흥민도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료들도 손흥민이 만들어준 기회를 득점으로 매듭을 짓지 못했다. 이번 시즌 기대도움값이 리그 상위권인 손흥민이지만 실제 도움 기록은 1개뿐이다. 동료들도 분발해줘야 토트넘이 더욱 살아날 수 있다.
[손흥민 인터뷰]
경기 후 손흥민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이 느껴졌다. 구단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모든 걸 다했다. 어려운 결과이다.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래도 주장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은 선수 모두가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끝났다고 말하는 것도 힘들었다. 우리는 여전히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모든 걸 쏟아붓고 있다"면서 고생했던 동료들을 먼저 챙겼다.
손흥민은 패배의 요인을 1-0 상황에서 격차를 벌리지 못한 것으로 꼽았다. 손흥민은 "우리가 1-0으로 이기고 있었을 때 더 많은 걸 통제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상대를 존중하고 있지만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팀이 천천히 올라가는 과정인 것 같은데 골이 오프사이드가 되면서 지연되고, 계속 그렇게 됐다. 이런 경기는 템포가 약간 떨어지게 되고, 빌라에게 기회를 주게 되어버렸다. 빌라는 하프타임 직전에 득점을 터트렸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손흥민의 말대로 토트넘은 더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제임스 메디슨은 여전히 부상 중이고, 히샬리송도 수술에서 회복 중이다. 마노르 솔로몬이 돌아오는 것도 아직은 멀었다. 지금의 공격 구성으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반등 시급한 토트넘]
문제는 일정이다. 다가오는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 원정이다. 맨시티 원정 후에는 웨스트햄 유나이트와의 런던 더비, 뉴캐슬과의 홈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맨시티 원정에서 연패를 끊어내지 못할 경우 중위권 추락까지 각오해야 하는 토트넘이다.
메디슨이 빠진 뒤에 손흥민의 확실한 조력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손흥민의 공격 포인트가 터지지 않기 시작한 시점과 메디슨이 부상을 당한 시점이 똑같다. 손흥민의 좋은 움직임을 살려줄 패스가 더 나와야 하는 토트넘이기도 하다.
많은 돈을 주고 데려온 존슨은 아직까지 팀 전술에 확실히 녹아든 모습은 아니다. 존슨은 이번 경기에서도 손흥민과의 손발이 잘 맞는 모습은 아니었다.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쿨루셉스키는 새로운 역할 속에 분전해줬지만 여전히 패스 타이밍이 늦을 때가 종종 있다.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선발 기회를 잡은 힐은 피지컬적인 문제를 몇 년 째 지속 중이다.
그나마 메디슨 대체자로 투입된 로 셀소의 경기력이 긍정적이었다.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면서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터트렸고, 손흥민을 비롯한 공격진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자주 공급해줬다. 메디슨이 내년 1월까지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로 셀소가 손흥민의 도우미가 되어줘야 한다.
현재 손흥민은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에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그 3경기에서 팀이 모두 선제골을 넣고 역전패르 당했기 때문에 주장으로서 손흥민의 어깨는 매우 무거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유는 상대가 맨시티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맨시티 킬러라는 건 전 세계가 모두 알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에 맨시티와 17번 싸워서 9번이나 승리했다. 맨시티의 PL 지배가 몇 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트넘이 맨시티 상대로 강하다는 면모만으로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맨시티를 상대로 만난 17번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7골 3도움을 기록했다.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 결승골, 2차전 멀티골은 손흥민의 역대급 활약이었다.
2021-22시즌 조세 무리뉴 감독과 어이없게 결별하고, 감독을 제대로 선임하지 못해 누누 산투 감독을 데려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해리 케인도 없어서 모두가 토트넘의 패배를 예상했던 맨시티와의 개막전에서 손흥민은 특유의 감아차기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시즌 후반기에 맨시티 원정을 떠났을 때도 손흥민은 2도움을 기록하면서 웃었다.
토트넘은 최악의 성적을 만들어낸 지난 시즌에도 맨시티와는 1승 1패로 팽팽하게 맞선 기억이 있다. 맨시티 원정이 매우 힘들다는 건 알지만 위기 속에서 제일 까다로운 상대를 상대로 승점을 가져올 수 있다면 그만한 분위기 반전 카드도 없다.
부상자가 연달아 나오면서 손흥민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만 토트넘이지만 정말로 손흥민밖에 믿을 선수가 없다. 손흥민이 이제는 터져야 할 시점이다.
사진=토트넘, 웨스트햄, 풋몹, 소파 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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