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승원 “‘독전2’ 평가는 시청자 몫...캐릭터 완성에 만족”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3. 11. 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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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이 ‘독전’ 시리즈로 다시 돌아왔다. 사진 I 넷플릭스
“할렐루야!”

병상에서 마약을 맞고 눈을 뜬 브라이언은 이렇게 외친다. 우스꽝스러움에서 비롯된 공포심, 육체적 쇠약함의 반작용으로 극대화된 신념과 집착, 그 기괴한 들끓음으로 브라이언을 완성한 배우 차승원(53)이다.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독전2’(감독 백종열)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와 사라진 ‘락’(오승훈),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물. 공개 후 전편인 ‘독전1’(2018)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혹평들이 쏟아지고 있다.

조진웅과 함께 1,2편에 모두 출연한 차승원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브라이언’을 잘 마무리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이선생’의 정체라든지 ‘락’의 서사라든지 등 전편과 작품 자체를 비교하거나 뚜렷한 호불호는 없었다. 나의 영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스토리 자체는 이미 나와 있는 거잖아요. 제가 왈가왈부할 부분이 아닌 건 과감하게 배제한 채로, 브라이언 자체에만 더 오롯이 집중했어요. ‘브라이언이 살았다면 그 다음은?’ 그것만 생각했어요. (작품에 대한) 불호 반응이요? 속상하기는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응이기는 하지만) 그거야말로 정말 시청자의 몫이죠.(웃음)”

‘독전2’ 차승원 스틸. 사진|넷플릭스
그는 고민 끝에 브라이언에게 전보다 더 능동적인 주체성을 부여하고 싶었다며 “이선생이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현실에의 집착, 들끓는 명예욕과 인정욕, 채워지지 않는 콤플렉스로 재탄생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신체적 데미지를 얻은 ‘브라이언’은 ‘락’에 대한 분노와 이선생을 향한 집착이 점점 더 커져요. 온몸을 구부정하게 구부린 채 얼굴만 앞으로 쭉 내밀었죠. 화상으로 인한 고통이 어마어마해 숨소리조차 고르지 않지만 그 와중에 어떻게든 감정을 표출하고 싶어 하는, 기괴하고 강렬한 의지를 드러내고 싶었어요. 1편하고는 다른 결의, 광기의 공포감을 주고 싶었죠.”

5년 만에 같은 인물을 다시 연기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터. “좀 막막하긴 했다”는 그는 “버겁진 않았지만 경험해본 적 없는, 생소한 경험이긴 했다. 외적인 부분부터 여러가지 부분이 또 달라졌기 때문에 친숙한듯 새로운 기분으로 임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장르물이 어려운 이유는 자칫 현실감이 없어져 관객과의 거리가 너무 커질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인물에게 땅에 붙는 현실성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의 시선으로 말과 행동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재해석하면서 만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열심히 참여했던 작업이자 영화였기 때문에 결과가 좋든 나쁘든 의미가 있죠. 이것만 찍은 사람은 아니니까.(웃음) 그 영화만 딱 단정해서 편협하게 심도 있게 이야기할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세상에 공개됐으면, 세상에, 시청자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

차승원은 작품의 혹평에 담대한 반응을 보이는 한편, 함께 했던 후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 I 넷플릭스
후배에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한효주는 ‘큰칼’로 파격 변신했고, 오승훈은 새로운 ‘락’으로, 서하정은 ‘브라이언’의 오른팔로 열연을 펼쳤다.

차승원은 “효주는 ‘무빙’에 이어 이번 작품까지 정말 도전의 끝을 보여주지 않았나. 정말 같은 배우로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맘고생 몸고생(혹독한 체중관리) 정말 많이 했는데 애썼고 멋졌다”고 칭찬했다.

오승훈에 대해서는 “기본기가 정말 탄탄한 친구다. 기대보다 더 잘하더라”라며 응원했고, 신예 서하정에 대해서는 “정말 열심히 했다. 모든 면에서 쉽지 않았을 현장인데 온 힘을 다해 뛰어들더라”라고 엄지를 세웠다. 그러면서 “아주 성실하고 좋은 배우들이었다. 함께 하면서 그 에너지가 참 좋았다”고 애정을 보였다.

1, 2편을 함께 한 조진웅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차승원은 “평소 연락을 자주 하고 지내는데 누군가 얘기할 때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 느껴지지 않나. 근데 조진웅이 저를 향한 말들은 늘 진심으로 느껴진다. 그렇게 좋은 후배가 있다는 게 좋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엄청나게 욕심을 부리고 날카로울 때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 날카로움이 시도 때도 없었다면, 이제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상황에 맞게 통제할 수 있는 노련함이 생긴 것 같아요. 내려놓을 건 놓을 줄도 알게 됐고요.

그러면서 “예전엔 현장에 가면 내 것 하기 바빴고, 모 배우가 잘하면 시기와 질투도 있었다. (지금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전반적으로 이 배우 저 배우 다 두루두루 보게 되고, 얘기도 조금씩 섞게 되더라. 좋은 선배들과 안 좋은 선배들이 나뉘는 게 그런 부분 아닌가 싶다. 현장을 조금 더 부드럽고 편안하게 이끌어가고, 잘 돌아가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요즘 그런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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