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먼저다. 내 일은 뒤늦게 해도 상관없다"…'가족 동반 미국행' 이종범 코치는 아들을 먼저 생각했다 [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건호 기자] "(이)정후가 먼저다."
이번 겨울 야구계에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낼 가족이 있다. 바로 이종범 코치의 가족이다. '아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다. KBO는 지난 24일 "키움의 요청에 따라 이정후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줄 것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정후의 포스팅을 공시하면, 이튿날부터 30일 동안 계약 협상을 하게 된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타율 0.340 OPS 898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발목 부상으로 86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지만, 이미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복수 구단이 이정후에게 관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위' 고우석(LG 트윈스)도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차 드래프트가 열린 지난 22일 LG 차명석 단장은 "일단 포스팅을 해보라고 이야기했다. 미국 쪽에서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2017년 데뷔해 2019시즌부터 LG의 클로저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 61경기에 등판해 42세이브를 기록했으며 올 시즌에는 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 44이닝 59탈삼진 평균자책점 3.68을 마크했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고우석에게 관심이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종범 코치 역시 5년 동안 지도자 경력을 쌓은 LG와 이별하고 미국행 비행기를 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종범 코치는 무조건 이정후가 최우선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종범 코치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양준혁야구재단의 2023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 '종범신'팀 사령탑으로 참가했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이종범 코치는 가족 동반 미국행에 대해 "먼저 (고)우석이의 향방은 아마 구단이 열쇠를 갖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내 의사보다는 구단이 알아서 해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후에 대해 "내가 확실한 답변을 못 주는 이유는 내 일이 아니고 아들의 일이다. 또한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먼저 정후가 계약을 체결하고 시즌에 돌입한 다음에 이제 내 할 일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맞는 것이다. 또한 정후가 시즌 들어갈 때까지 집, 자동차, 통역 등 문제를 다 해결한 뒤에 내 할 일을 해야 한다. 나는 정후 일이 다 끝나고 난 뒤에 뒤늦게 해도 상관없다. 내 일은 훨씬 더 나중 일이다. 우선은 정후가 먼저다"고 했다.
이종범 코치도 선수 시절 일본 무대에서 활약했다. 1998년부터 2001년 7월까지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뛰었다. 그만큼 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이종범 코치는 "내 기억으로는 일본 생활 첫 해 때 팀이나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그래서 정후는 적응하는 데 집중하고 다른 것들은 나와 아내가 많이 해줘야 할 것 같다"며 "일본과 미국의 차이점이 있다. 일본은 우리처럼 동양 문화라서 구단에서 해주는데, 미국은 선수하고 부모가 다 알아서 해야 한다. 그런 점이 좀 다르더라"고 전했다.
이어 조언에 대해 "일본과 미국은 다르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멘탈적인 이야기만 이야기해 준다. 메이저리그는 여러 나라의 유명한 선수들이 있는 곳이다. 그곳 문화를 빨리 적응하는 것이 관건이다"며 "기술적인 문제는 조언할 수가 없는 단계다. 본인이 느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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