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소비·저축여력 3.1% 늘었는데 먹거리물가 5∼6%대 상승

박상돈 2023. 11.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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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가처분소득은 0.6% 증가 그쳐…장바구니·외식 부담 더 커
가공식품 6.3%·외식 5.4%↑…아이스크림 13.0%·우유 9.4%·라면 9.4% 상승
5개분기째 먹거리 물가 상승률>가처분소득 증가율…물가둔화에 격차는 축소
정부, 서민체감 높은 농식품 28개 품목 '밀착 관리'…"가격·수급 집중 점검"
고물가 속 과자 고르기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자류를 살피고 있다. 정부는 스낵 과자, 라면, 빵, 우유 등 가공식품 가격을 일일 감시 대상에 포함한 바 있다. 스낵 과자 물가는 1년 전보다 0.9% 내렸지만 2년 전보다 12.7% 높다. 2023.11.14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올해 3분기 먹거리 물가는 5∼6% 정도 올랐지만,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3%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은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1%에 못 미쳐 장바구니·외식 물가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현상이 5개 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어 먹거리가 가계에 계속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 3분기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평균 39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세금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이와 비교해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같았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과 외식의 3분기 물가 상승률은 6.3%와 5.4%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

처분가능소득 증가분에 비해 먹거리 물가가 훨씬 더 오른 것이다. 그만큼 먹거리 물가가 다른 소비자 품목에 비해 일상생활에 더 부담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표] 분기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먹거리 물가 상승률 추이 (단위: %)

(자료=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이런 현상은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지속됐다.

지난해 2분기에는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지급 효과 등으로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14.2%로 먹거리 물가 상승률을 압도했으나 이후에는 역전됐다.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0%로 뚝 떨어진 후 2∼3% 수준에 머물다가 올해 2분기에는 -2.8%로 마이너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반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3분기 7∼9% 수준이었고 올해 3분기에는 5∼6% 수준으로 소폭 둔화하긴 했으나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 10% 넘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7월 아이스크림 소비자물가지수는 118.99로 지난해 동월 대비 10.7% 상승했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2.3%)의 4.7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빙과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전기·가스요금 등의 인상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사진은 7일 서울 한 편의점에 진열된 아이스크림. 2023.8.7 scape@yna.co.kr

올해 3분기의 경우 가공식품 73개 세부 품목 중 72.6%인 53개의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3.1%)을 웃돈다.

드레싱이 28.9%로 가장 높고 고추장(24.1%), 치즈(19.8%), 잼(18.8%), 어묵(18.3%) 등 23개 품목은 10%를 넘었다.

아이스크림 13.0%, 커피 12.5%, 생수 10.0%, 라면 9.4%, 우유 9.4%, 빵 6.6% 등의 물가 상승률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외식은 39개 세부 품목 중 3개를 제외한 36개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피자가 11.8%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햄버거(9.1%), 오리고기(외식)(7.7%), 구내식당식사비(7.7%), 김밥(7.4%), 떡볶이(7.1%), 라면(외식)(7.0%), 죽(외식)(6.9%) 등 순이었다.

오른 외식물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대표적인 외식 품목 8개 중에서 김밥과 비빔밥 가격이 지난달에 또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으로 김밥 가격은 지난 9월 3천215원에서 10월 3천254원으로 올랐다. 사진은 13일 점심시간 김밥 전문점을 찾는 시민들. 2023.11.13 mjkang@yna.co.kr

저소득층이 체감하는 먹거리 부담은 더 컸다.

올해 3분기 소득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91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소득상위 20%(5분위)는 832만원으로 3.1% 늘었다.

3분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1분위 가구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의 각각 10.5배, 9.0배였다. 이는 5분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대비 각각 2.0배, 1.7배에 비하면 훨씬 컸다.

[표] 전체 가구 분기별 소득 5분위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 추이 (단위: %)

(자료=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지난달에는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이 4.9%와 4.8%로 둔화세를 보여 먹거리 부담이 다소 작아지긴 했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며 가계 여윳돈이 줄어 먹거리 부담이 대폭 개선되긴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배추·사과·달걀 등 농축산물 14개 품목과 햄버거·치킨·피자 등 외식 5개 품목에 이어 최근 우유·빵·라면·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9개 품목의 물가 관리 전담자를 추가 지정하고 서민 체감도가 높은 이들 28개 농식품 품목에 대한 밀착 관리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24일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국제 유가 변동성, 겨울철 기온 변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근 물가 개선 조짐이 확산할 수 있도록 품목별 가격·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현장·업계의 애로 요인들을 신속히 해결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표] 3분기 가공식품·외식 세부 품목별 물가 상승률 (단위: %)

(자료=통계청 국가통계포털)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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