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원 ‘조건부’ 검토해야” 미 민주당 일각서 제기
샌더스 “백지수표식 이스라엘 지원 멈춰야”
바이든 “4살 미국 소녀 석방…임시휴전 연장해야”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묻지마’식 지원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민주당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무차별 공습으로 맞대응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계속 커지자,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무기 지원 등이 국제법 한도 내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조건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26일(현지시간) CNN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 인터뷰에서 “미국은 여러 동맹국들에 대한 지원을 미국 국내법과 국제법 이행 여부를 바탕으로 정기적으로 검토한다. 월요일에 워싱턴에 돌아가면 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피 의원은 “우리가 다른 나라에 제공한 지원이 국제법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논쟁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 수준에 대해 “용납할 수 없고 지속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당수 어린이를 포함한 무고한 민간인이 목숨을 잃는 데서 치르게 되는 도덕적 비용은 물론, 전략적 비용도 전가되고 있다”면서 “민간인 사망으로 인해 하마스가 가자에서 더 많은 (요원들을) 모집하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하마스는 약해지기보다 더 강력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수십년간 이스라엘의 최대 무기 지원국이었던 미국은 지난달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하자 소구경 폭탄과 정밀유도탄, 155㎜ 포탄 등 전폭적인 무기 지원에 나섰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지난 10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방장관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무기에 조건을 부과하느냐’는 질문에 “어떤 조건도 달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머피 의원의 발언은 앞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미국의 대이스라엘 안보 지원에 대한 ‘백지수표 접근’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우리가 친구라는 점을 밝히면서도, 그 우정에는 조건이 있고 국제법이나 우리의 상식에 저해되는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에 조건을 붙이는 방안과 관련 “가치있는 아이디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인질 석방을 위한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임시휴전을 거론하며 “그렇게 했다면 지금 우리가 있는 자리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NBC방송 등에 출연해 이스라엘에 대한 ‘조건부’ 지원에 대해 “당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NBC는 다만 설리번 보좌관이 바이든 대통령이 관련 내용을 담은 이스라엘 지원 법안에 서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임시휴전 사흘째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 13명 중 네 살 미국인 소녀 애비게일이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애비게일은 현재 안전하게 이스라엘에 있다”며 “다른 미국인 인질들의 석방도 기대하며, 추가적인 미국인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인질 추가 석방을 위해 임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이 나의 목표”라며 “이번 휴전을 내일 이후까지 이어가 더 많은 인질들이 풀려나고 인도적 지원이 가자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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