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흑인 살해한 경찰관, 교도소에서 흉기 피습
지난 2020년 미국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에서 위조지폐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한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47)이 수감 중이던 교도소에서 수차례 칼에 찔렸다. 그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갔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들은 ‘충분히 예견 가능한 일이지만 막지 못했다’며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온 교정 당국의 무능을 질타했다. 쇼빈은 2021년 미네소타주 지방법원에서 살해 혐의로 22년 6개월의 징역형 등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25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쇼빈은 애리조나 투손 연방 교도소에서 전날 낮 12시 30분쯤 습격당했다. 그는 교도소 안에서 다른 수감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큰 ‘위험 인물’로 분류된 상태였다고 한다. 그래서 교도소는 전직 수사기관 관계자, 전직 갱단 멤버, 성 범죄자 등을 수감하는 특별 구역에 그를 수감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조치에도 쇼빈이 습격당한 데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연방 교도소 수감자 중 가장 미움을 받는 수감자를 (교정 당국이) 왜 보호하지 못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쇼빈을 공격한 이들의 신원과 인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쇼빈은 특히 미국 전역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촉발한 장본인이다. 2020년 5월 사고 당시 촬영된 영상에 따르면 조지 플로이드는 계속해서 쇼빈에게 “숨 쉴 수 없다”고 호소했지만, 쇼빈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목을 눌러 결국 사망하게 했다. 이 영상이 온라인 등에 공개되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쇼빈과 같은 ‘유명 수감자’들이 공격받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여자 체조 선수 성폭행과 아동 포르노 소지 등 혐의로 최대 175년형을 선고받고 플로리다 연방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전 미국 국가대표팀 주치의 래리 내서(60)는 올해 7월 다른 수감자들과 다투는 과정에서 목과 등, 가슴을 10여 차례 칼에 찔렸다. 앞서 2018년 10월엔 보스턴의 유명 조직 폭력배였던 제임스 벌거가 교도소에 이송된 지 몇 시간 만에 수감자들에게 구타당해 사망했다. 미성년자 성매매 등 혐의로 뉴욕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억만장자 금융가 제프리 엡스타인은 2019년 8월 자신의 감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교도소의 만성적인 인력난이 허술한 감시 체계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내 교도소·수용소 112곳에 16만명이 수감돼 있는데, 교정 인력은 3만4000명에 불과하다. 급여가 높고 덜 까다로운 직업을 찾아 교도관들이 떠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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