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정상회의, 내년으로.."3국 협력 정상화 합의"

박진 외교장관 회담 후 밝혀
"3국 정상회의 편리하고 빠른 시기에 개최"
"3국 협력 조속히 복원"

박진(가운데) 외교부 장관, 가미카와 요코(왼쪽)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열린 한일중 외교장관 회의에서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일중 3국 정상회의 개최는 연내가 아닌 내년 초가 유력해 보인다. 26일 4년여만에 부산에서 모인 한일중 3국 외교장관간 회담에서 가능한 조속한 시기에 3국 정상회의를 열기로 한 합의를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3국간 정상회의 개최 준비를 위한 실무급 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회담 일자는 나오지 않아 의장국인 우리가 희망했던 연내 개최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 3면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3국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키로 한 합의를 재확인했고, 정상회의에 필요한 준비를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정체된 정부 간 협의체를 적극 가동해 3국 협력 제도화를 공고히 하는 것과 3국 국민이 체감할 실질 협력 사업을 발굴하는 것, 3국 협력이 역내 평화 번영에 기여토록 저변을 확대하는 것을 제안했다"며 "3국 협력을 조속히 복원하고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3국 정상회의가 가시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3국 정상회의 시기에 대해 "여러 안을 놓고 소통 중"이라고 전했지만, 외교가에선 연내 개최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가 불과 한 달여 남아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3국간 성공적인 회담을 위해선 의제설정, 타이밍 등 사전에 필요한 각론을 정리해야 하는 만큼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3국 정상회의 개최 시기 결정에 관건은 중국정부의 협조일 것으로 보인다. 3국 외교장관회담 모두발언부터 한국과 일본 외교수장들은 명시적으로 정상회의 개최 지지를 표했지만, 중국 측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아울러 공동기자회견도 중국 측 요청으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부장은 모두발언에서 "중국은 '선린우호(이웃나라와 잘 지낸다)' 방침을 견지해 한일과 함께 노력해서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추세를 유지하며 세계 평화와 안정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상회의 개최와 3국 협력 복원은 왕이 부장도 여러 번 강력히 지지해왔다"며 "고려요인이 있어 개최일시를 정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향성은 중국도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