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한중일, 한배를 탔다”…삼색 메뉴 ‘화합 오찬’으로 세심 외교[종합]

2023. 11.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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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4년3개월만에
“3국 협력 복원하고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중요 자리”
“부산, 한중일 잇는 중심 도시…동북아 엑스포 릴레이 가능”
3국 상징성 더한 오찬…3국 청년들의 깜짝 영상 메시지도
90분간 회의…6대 분야 중심 협력 사업 추진하기로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은 26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제10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왕이(王毅)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사판공실 주임(왼쪽),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대신(가운데),오찬을 주최했다. [외교부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최은지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은 26일 “우리 세 장관은 한배를 타고 3국 관계 발전을 위한 항해를 시작했다”며 “조속히 3국 정상회의가 개최돼 많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대에서 열린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왕이(王毅)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사판공실 주임,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대신, 이희섭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을 초청해 주최한 오찬에서 4년3개월 만에 열린 3국 외교장관 회의의 의의를 강조하고 “3국 협력을 다시 복원하고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중요한 자리”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장관은 “우리 3국은 전세계 GDP의 25%를 차지한다”며 “내년부터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서 함께 활동하게 된다”며 “그만큼 3국 협력은 동북아를 넘어 세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3국 협력은 3국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분야로 그 영역을 더욱 확장해 나가야 한다”며 “동아시아의 황사 저감과 사막화방지를 포함한 기후변화와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보건 분야가 바로 그 대상”이라고 꼽았다.

박진 외교장관은 26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제10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왕이(王毅)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사판공실 주임,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대신,오찬을 주최했다. [외교부 제공]

박 장관은 “부산에서 베이징까지의 거리는 약 1200㎞, 부산에서 도쿄까지의 거리 역시 1000㎞정도”라며 “부산을 중심으로 1000㎞ 반경 안에는 중국의 동북 3성과 동부 연안, 한반도, 일본 토호쿠에서 큐슈까지 약 3억 인구가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은 지리적으로 한일중 3국을 이어주는 동북아의 중심 허브 도시”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장관은 부산이 세계 2위의 환적항이자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동북아 평화와 번영, 문화를 상징하는 도시라고 소개하고 “2018년 평창,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 순으로 올림픽이 개최됐다”며 “2010년 상하이 엑스포, 2025년 오사카에 이어 부산이 2030년 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그 다음은 중국에서 엑스포가 개최되는 동북아 엑스포 릴레이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겠나”라고 설득했다.

박 장관은 부산의 상징 ‘갈매기’와 리차드 바크가 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갈매기의 꿈’을 언급하며 “우리 3국이 함께 더 높이 올라가 더 말리 내다보면서,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진 외교장관은 26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제10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왕이(王毅)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사판공실 주임,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대신,오찬을 주최했다. [외교부 제공]

이날 오찬에서는 2030 청년 모의 정상회의에 참석한 3국 청년들이 한중일 외교장관에게 보내는 영상편지가 상영됐다. 3국 간 화합의 필요성을 환기하기 위해 박 장관이 마련한 깜짝 이벤트다.

박 장관은 한중일 멤버로 구성된 케이팝 그룹 에스파가 지난해 유엔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연설을 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청년들의 메시지에 보다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들이야 말로 3국 협력이 흔들림 없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토대이자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APEC누리마루에서 한일중외교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

이날 3국 외교장관 간 오찬메뉴 역시 한식을 기본으로 3국의 식자재를 조화롭게 활용해 4년3개월 만에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 개최를 환영하고 화합의 의미를 담기 위해 세심하게 준비한 점이 돋보였다.

오찬 메뉴는 ▷삼색 밀쌈 ▷게살 수프 ▷미소 소스와 돼지감자·퓌레를 곁들인 달고기구이 ▷전복선 ▷구운 야채·김치를 곁들인 한우 갈비구이·짜장면 ▷모약과·화과자·망고 시미로로 구성됐다.

삼색 밀쌈은 국산밀로 색을 낸 밀쌈(흰색)과 가미카와 외무상의 고향이자 지역구인 시즈오카의 특산품 녹차로 색을 낸 밀쌈(초록색), 2000년 전 중국 한나라 황제가 즐겨 먹었던 홍국미로 색을 낸 밀쌈(붉은색) 등 세 가지 색으로 화합을 표현했다.

부산의 대표 생선인 달고기와 일본의 미소 소스, 17세기 유럽에서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로 전해진 돼지감자를 활용한 요리로 3국의 연결성을 표현했다.

아울러 왕 위원이 좋아하는 한국식 짜장면, 3국이 대표 디저트까지 메뉴 곳곳에서 3국 상징성이 담겼다.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APEC누리마루에서 열린 한일중외교장관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오찬 이후 열린 제10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는 오후 3시부터 90분간 부산 해운대구 APEC 누리마루에서 열렸다.

3국 장관들은 한중일 협력의 제도화에 더욱 힘써나가며, 한중일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한다는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차기 정상회의 준비를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3국은 ▷인적교류 ▷과확기술 및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개발 및 기후변화 ▷보건·고령화 ▷경제·통상 ▷평화·안보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민체감형 협력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APEC누리마루에서 열린 한일중외교장관회의에서 한일중 외교장관이 나란히 서 있다. 왼쪽부터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박진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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