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뒤덮은 ‘부산 이즈 레디’… 18개월 유치전 막판 스퍼트
오성택 2023. 11. 26. 19:03
尹, 리셉션 등 분초 다투는 일정 소화
한덕수 총리, 바통 이어받아 佛 출국
“막판까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최선”
재계 총수 파리 곳곳서 ‘맨투맨 외교’
노트르담선 한복 차림 민간 홍보전
요미우리 “日정부, 부산 지지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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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OSITION UNIVERSELLE DE 2030 a Busan Coree’(2030년 세계박람회는 대한민국 부산에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 곳곳에선 부산 엑스포 유치를 홍보하는 문구를 단 대형 버스가 도로를 누볐다.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뽑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가 열리는 장소 인근인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의 대형 옥외광고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5’ 사진과 함께 부산엑스포 로고가 실렸다. ‘파리의 문’ 샤를드골 국제공항 입국장 대형 광고판들에도 부산엑스포 유치 광고가 한창이었다.
BIE 회원국 대표들의 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이날도 대한민국은 민·관이 하나가 돼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을 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요인들과 박형준 부산시장 등 부산시 대표단, 시민단체, 경제계가 ‘원팀’이 돼 투표일까지 한 국가라도 더 설득하겠다는 각오로 유치전에 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24일 파리에서 오·만찬과 리셉션 등 3개의 공식 행사를 열고 파리 주재 BIE 대표단을 만났다. 각국 BIE 담당 대사의 주 업무가 각각 달라 △문화 다양성 △개발 협력 △글로벌 중추 국가 대한민국의 역량 등으로 주제를 세분화하고 각 대사에 맞게 그룹을 나눠 만났다. 윤 대통령은 비공식 교섭활동을 이어가며 ‘분초를 다투는 유치전’을 벌였다. 윤 대통령이 파리 체류 기간 만난 사람만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기업들 종횡무진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을 이틀 앞둔 26일(현지시간) 기업들이 부산엑스포 유치 염원을 담은 각종 캠페인을 벌이며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에 걸린 삼성전자의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대형 옥외광고. 삼성 제공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지난 1년6개월 동안 우리 정부와 기업, 국민이 모두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며 “남은 기간 ‘원팀 코리아’는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마지막 남은 투혼을 모두 불사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 총리가 이날 귀국한 윤 대통령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아 파리로 떠났다. 한 총리는 출국 전 페이스북을 통해 “긴 행진곡 중 마지막 악장만 남기고 있는 심정”이라며 “막판까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고마운 분들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13일 서남아시아를 거쳐 파리에 입성해 막판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부산시는 BIE 본부가 있는 파리 드골공항 내 4개의 디지털 타워와 파리 시내 대형 쇼핑몰 ‘시타디움’ 외벽에 대형 스크린 2개를 설치해 2030부산엑스포 유치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BIE 총회장 진입로에 있는 카페를 임대해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존 ‘비스트로 부산’으로 운영한다.
시민단체들도 BIE 총회일까지 파리 현지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노트르담성당과 센강 바토무슈 유람선 등에서 바이럴마케팅팀과 합동 홍보활동을 한다. 이들은 한복에 갓과 족두리 등을 착용하고, 엑스포 로고가 새겨진 부채와 청사초롱에 불을 밝혀 한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경제계도 유치전에 적극 뛰어들었다. 재계 총수들은 투표일까지 부산엑스포 유치에 도움이 될 국가의 주요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SK그룹은 부산엑스포 유치위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역량을 모아 19개월째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최 회장은 투표 당일까지 파리에 머물며 개별 국가 대사 면담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LG, SK, 현대차, 롯데 등 기업들은 프랑스에 입국하는 주요 길목부터 관광 명소, 도심 곳곳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열기를 담은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현지 지사 근무자는 물론 일부 직원을 파리로 보내 홍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파리 내 주요 매장들에선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을 볼 수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현대차그룹의 아이오닉6와 EV6 아트카 10대는 파리 시내 주요 명소를 비롯해 BIE 본부와 각국 대사관 인근 지역 등을 돌고 있다.
LG가 운영하는 2030대의 ‘부산엑스포 버스’도 파리 도심과 외곽 곳곳을 누비고 있다. 2층 대형 버스 두 대엔 ‘2030 부산엑스포’ 홍보 래핑광고가 입혀졌고, 버스 2028대 외부엔 유치 기원 메시지가 담겼다. 롯데도 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 인근 이시레몰리노 지역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디지털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부산이 엑스포 투표 기호 1번임을 알리는 “BUSAN is No.1”(부산이 넘버원)이란 문구가 담겼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부산엑스포를 유치하려는 한국 정부를 지지할 방침을 굳혔다는 낭보가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 내에서 애초 원유 수입 등 중동과 관계를 중시해 사우디 리야드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강했지만,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에 노력해온 점을 고려해 이런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같은 결정에 한국 현 정권을 뒷받침해 한·일 관계 추가 개선을 도모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평가했다.
파리·도쿄=오성택 기자·강구열 특파원, 정재영·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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