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 'ELS폭탄' 터지나… 판매 은행·증권사 전수조사['홍콩H지수 ELS 손실' 파장 확산]

서혜진 2023. 11. 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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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만기인데 은행에서 중도해지 관련 전화가 옵니다. 투자금액이 커서 환매하면 중도해지 수수료가 수백만원에 달해 팔지도 못합니다. 내년 3월까지 기다려 보려고요." "내년 2월, 6월 만기 상품을 들고 있는데 둘 다 손실 50%입니다. 만기 시점에 홍콩 증시가 오르길 바라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네요."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를 판매한 은행 및 증권사에 대해 실태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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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홍콩H지수 ELS 점검
홍콩H지수 2021년 이후 반토막
은행, 내년 상반기 만기 8조3천억
4조7천억이 손실 가능구간 진입
수조원대 'ELS폭탄' 터지나… 판매 은행·증권사 전
수조원대 'ELS폭탄' 터지나… 판매 은행·증권사 전

"내년 3월 만기인데 은행에서 중도해지 관련 전화가 옵니다. 투자금액이 커서 환매하면 중도해지 수수료가 수백만원에 달해 팔지도 못합니다. 내년 3월까지 기다려 보려고요." "내년 2월, 6월 만기 상품을 들고 있는데 둘 다 손실 50%입니다. 만기 시점에 홍콩 증시가 오르길 바라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네요."

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판매한 은행·증권사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홍콩H지수가 3년 가까이 큰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 지수와 연계된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자 금융회사들의 상품 선정 과정 및 판매 과정 등을 집중 점검하기 위해서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를 판매한 은행 및 증권사에 대해 실태조사에 나섰다.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에 대해서는 지난주부터 금감원 은행검사1국의 현장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주까지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관련 상품을 판매한 (신한·NH농협·하나·우리 등) 다른 은행들에 대해서도 서면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중에서도 홍콩H지수 연계 ELS 판매 상위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5~6곳이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손실이 현실화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사전평가 단계"라며 "서면검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뒤 분석 결과에 따라 현장조사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대대적 조사에 들어간 것은 내년 홍콩 ELS 만기가 대거 도래하면서 수조원대 손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량 중국 국영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중국 본토의 경기침체와 플랫폼·빅테크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미중 분쟁 등으로 급락을 거듭했다. 지난 2021년 2월 1만2000 선을 넘어섰으나 그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6000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5000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 6041.15로 2021년 1월 3일 종가(1만722.99) 대비 43.7% 하락한 수준이다.

홍콩 H지수의 급락으로 인해 관련 ELS 중 상당수가 녹인(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은행들은 통상 3년 만기인 ELS를 사모·공모를 통해 펀드(ELF)와 신탁(ELT) 형태로 판매했는데,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홍콩H지수 ELS 발행잔액은 현재 총 20조5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은행 판매분이 15조8860억원으로 전체의 77%에 달한다. 은행 판매분 가운데 8조3000억원가량이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한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이 4조7447억원으로 절반을 넘는다. 이어 △신한은행 1조3329억원 △하나은행 7380억원 △NH농협은행 7330억원 △SC제일은행 6187억원 등이다. 이 중 손실 가능구간에 진입한 물량은 4조7000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은행권은 수조원대 원금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자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 6∼8월 대응팀을 구성하고 대고객 안내를 강화하는 한편 대안상품 연결 등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홍콩H지수 ELS 사태가 제2의 펀드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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