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라렸던 ‘부산의 눈물’, 그래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윤은용 기자 2023. 11. 2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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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 김찬이 26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충북청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36라운드 경기에서 무승부로 우승을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 | 연합뉴스



다 잡았던 우승과 K리그1 승격의 기쁨은 경기 종료 직전 순식간에 절망감으로 바뀌었다. 부산 아이파크가 시즌 최종전에서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래도 K리그1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아직 남아있어 마음을 추스르고 다음을 대비해야 한다.

26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 충북청주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23 39라운드 경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제목은 ‘부산의 눈물’이 가장 잘 어울렸다.

이날 부산은 후반 23분 터진 페신의 선제골을 계속 지켜가며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6분이 주어진 추가시간, 그것도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충북청주 조르지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환호성으로 가득찼던 경기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이후 경기가 1-1로 끝났고, 부산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눈물을 쏟아냈다.

부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69점으로 김천 상무에 1점 앞선 선두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무승부로 1점을 더 보태는데 그쳐 같은 시간 서울 이랜드를 1-0으로 제압한 김천에 1점차 역전 우승, 그리고 K리그1행 티켓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사실 부산은 이번 시즌 우승후보가 아니었다. 성적 부진으로 지난 시즌 도중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이 물러나고 박진섭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으나 11위에 그쳤던 부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원래 영입하기로 했던 외국인 스트라이커와 협상 과정이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으며 ‘공격력 강화’라는 첫 번째 목표가 어그러졌다.

하지만 박 감독은 또 다른 목표였던 ‘체력 강화’에는 성공했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 부산이 이기고 있다가도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허무한 역전패를 수차례 당했던 경험을 잊지 않고 동계 훈련 때 체력 훈련 비중을 크게 늘렸다.

박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부산은 이번 시즌 50골을 넣는데 그치며 김천(71골)과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럼에도 몰라보게 강해진 체력을 앞세워 단단한 축구를 구사했고, 이는 후반 중반 이후 실점 비율이 크게 낮아지는 결과로 돌아왔다. 실제로 부산은 이번 시즌 29골만 실점해 김포FC(25골) 다음으로 적은 실점을 기록했다. 체력을 기반에 둔 안정된 수비를 갖추면서 1골차 승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긴 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에도 한계는 왔다. 이는 지난 12일 전남 드래곤즈와 35라운드 경기에서 당한 0-3 완패를 통해 표면 위로 드러났다. 여기에 거센 김천의 추격세는 부산 선수들의 심리를 압박했고, 결국 이날 후반 막판의 고비를 넘지 못하는 치명타로 작용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부산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위를 차지한 부산은 K리그1 11위팀과 다음달 6일과 9일 홈 앤드 어웨이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무승부에 실망했던 부산 팬들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최강 부산’을 외치며 선수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으려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만큼 아쉬움이 큰 박 감독 역시 마음을 다잡고 승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려는 각오를 보였다. 박 감독은 경기 후 “1년 동안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실망감과 아쉬움이 클 것 같다. 하늘이 우리 편이 아니었던 것 같다”며 “승강 플레이오프는 중요한 변수가 승부를 가를 수 있어 훈련을 통해 방법을 찾겠다. 어떤 팀을 상대할지는 모르지만, K리그1 38라운드가 끝난 후 분석을 해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부산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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