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한총리, 파리서 바통터치 …"원팀 코리아 투혼 불사를 것"

박윤균 기자(gyun@mk.co.kr),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2023. 11. 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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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마지막 총력전
尹 "글로벌 책임국가" 의지
한총리, 투표 직전까지 호소
"긴 행진곡 마지막 악장 남아"
숨가빴던 16개월 대장정
尹 96개국·韓 112개국 교섭
28일 BIE 총회서 최종 결정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긴 행진곡 중 마지막 악장만 남기고 있는 심정입니다. 막판까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고마운 분들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할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로 26일 떠난 한덕수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비장한 각오를 남겼다. 1981년 당시 서독 바덴바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서울은 일본 나고야를 극적으로 제치고 1988년 올림픽 개최지가 됐다. 그날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민관이 힘을 합해 달려온 지 16개월이 넘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로 출국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오영주 외교부 2차관, 박성근 국무총리비서실장 등이 동행했다. 민간 공동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박형준 부산시장도 함께했다.

파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교섭 활동을 진행하고 이날 오전에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의 바통을 한 총리가 곧바로 이어받은 셈이다. 윤 대통령은 24일 저녁(현지시간) 파리 방문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주프랑스 대사관이 주최한 국경일 리셉션에 참석해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냈을 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며 엑스포 유치를 통해 '글로벌 책임 국가'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 도시 결정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5대 그룹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부산엑스포 아트카가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주변을 순회하며 부산을 알리고 있는 모습(왼쪽)과 SK어스온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지사 직원들이 'SK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지합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홍보물을 들고 응원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그룹·SK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을 대신해 28일 열리는 제173차 BIE 총회에 참석해 개최지 결정을 위한 투표 순간을 함께할 예정이다.

한 총리는 총회 직전까지 BIE 회원국 대표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그는 부산 엑스포가 일회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가 모여 기후변화·불평등·디지털 격차 등 인류 공통의 난제에 대해 지혜를 나누는 플랫폼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한국 정부의 비전을 설명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국민적 열망을 거듭 강조할 계획이라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쟁국들보다 엑스포 유치 경쟁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민관이 흘린 땀은 어느 나라보다 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앞서 파리 현지에서 브리핑을 하고 "지난 1년6개월 동안 우리 정부, 기업과 국민이 함께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왔고, 부산 엑스포는 대한민국을 결속했다"며 "남은 기간에도 '원팀 코리아'는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마지막 남은 투혼을 모두 불사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래 총 96개 국가와 150여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며 "부산 엑스포는 우리 외교의 외연을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가적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범국가적인 역량을 모으기 위해 기존에 민간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던 부산 엑스포 유치위원회를 정부 주도의 국무총리 직속 기관으로 격상했다. 한 총리가 정부 측 공동위원장을 맡았고, 최 회장이 민간 측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이 밖에 외교부, 산업부 등 장관 12명과 국가정보원장 등이 유치위에 이름을 올려 정부의 총력전을 뒷받침했다.

정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96개국 소속 462명을 대상으로 교섭 활동을 진행했고, 한 총리는 112개국 203명을 만났다. 이 중 윤 대통령은 12개국을 직접 찾았으며, 한 총리는 25개국을 방문했다.

부산시도 BIE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을 편다. 부산시는 투표일인 28일 파리 BIE 총회장 진입로에 있는 카페를 임차해 부산 엑스포 홍보존인 '비스트로 부산'을 운영하기로 했다. 비스트로 부산에서는 BIE 총회 참석자 등을 대상으로 부산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경쟁 프레젠테이션과 투표 결과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방문객에게는 도시락과 간단한 식음료를 제공한다.

부산시는 또 프랑스 주재 한국문화원 일부를 대관해 27~28일 엑스포 유치 응원장으로 활용한다. 부산 출신인 임지빈 작가의 베어벌룬 작품을 설치하고 방문객에게 전통차 등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한다. 28일에는 한국문화원 6층에서 현지 교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BIE 총회를 중계한다.

부산시는 지난 24일부터 파리 로베르샤팡티에 스포츠센터 외벽에 높이 10m 규모로 어린이가 풍선을 든 이미지를 담은 옥외광고를 게시하고, 22일부터 BIE 총회장 진입로에 스탠딩 패널 9개를 설치해 부산 엑스포를 홍보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9일 파리에 도착한 이후 지지 국가를 정하지 않은 BIE 회원국 대표를 중심으로 개별 면담을 이어가며 끝까지 표심을 모으고 있다.

[박윤균 기자 / 부산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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