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월요일] 도망가자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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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자'는 말을 들어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사랑이 공인받지 못할 때, 사랑이 반대에 부딪혔을 때 들었던 말이라면 더욱 그렇다.
가진 것을 다 내려놓고 도망칠 만큼 사랑했던 치기를 가졌던 사람은 행복하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도망가자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기억할 만한 인생을 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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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자는 말은
뒤쪽에서 한 번에 우리를 포옹하던 산 그림자처럼
다시 한 번 도망가자는 그 말은
기다리던 눈동자가 어두워질 것을 예감한 당신의 겨울처럼
우리의 빠르게 걸어도 너무 늦은 하산
도망가자는 당신을 외면한
그 밤의 가로등 아래를 다시 지난다
한 발 한 발 얼음을 찍으며
눈 쌓이기 전에 우리 남쪽으로 도망가자 기다려도 오지 않을
빙벽의 약속처럼
- 김미량 作 <도망가자는 말을 들었다> 중
'도망가자'는 말을 들어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사랑이 공인받지 못할 때, 사랑이 반대에 부딪혔을 때 들었던 말이라면 더욱 그렇다.
가진 것을 다 내려놓고 도망칠 만큼 사랑했던 치기를 가졌던 사람은 행복하다. 설령 도망치지 못했더라도, 그 기억은 시인에게처럼 매년 내리는 함박눈같이 다시 찾아온다. 인간이 유일하게 진정으로 무모해지는 순간이 사랑에 빠졌을 때 아닐까 싶다.
살면서 한 번이라도 도망가자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기억할 만한 인생을 산 사람입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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