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찾아헤맨 환상의 빛 오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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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는 겨울바람 같다.
'오로라 작가' 전명자(81)는 그래서 30여 년을 오로라를 그렸다.
3년 만의 개인전은 대표작 '금빛 해바라기 시리즈' '오로라 시리즈' 등 총 50점을 만날 수 있다.
신비감을 극대화하는 터키블루로 오로라의 빛을 펼쳐보이는 그림 속에는 파리의 거리와 정원, 음악 연주자도 즐겨 그려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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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는 겨울바람 같다. 기별 없이 오지만, 생생한 감각을 남긴다. 성격도 새침해서 얼굴을 함부로 보여주지 않는다. 찰나라도 보고나면 평생 잊을 수 없다. 처음엔 눈에 익지 않아 존재를 느끼지도 못하지만 촛불을 켠 것처럼 서서히 나타나 파랑, 노랑, 녹색의 빛을 뿜어내고 바람처럼 날아가버린다.
'오로라 작가' 전명자(81)는 그래서 30여 년을 오로라를 그렸다. 1995년 노르웨이에서 오로라를 처음 만난 뒤 10번이나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로 여행을 떠났다. 2시면 밤이 되는 동토에서 동상도 걸리고 4번은 못 보고 돌아오기도 했다. 최근 만난 작가는 "올겨울 노르웨이로 떠난다. 이제 나이가 들어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선화랑에서 12월 12일까지 전명자의 개인전 '재현과 현전(現前)의 경계에서'를 개최한다. 3년 만의 개인전은 대표작 '금빛 해바라기 시리즈' '오로라 시리즈' 등 총 50점을 만날 수 있다. 1960~1990년대 초기작도 함께 걸었다. 파리로 떠나기 전에 즐겨 그린 여의도 아파트, 창밖의 풍경, 실내 정물, 아이들의 모습, 여행 스케치 등이다.
환상의 빛을 만난 뒤, 화풍은 급변했다. 오로라는 1990년대 서울여대 교수직을 그만두고 떠난 파리 유학 생활에서 만난 선물이었다. 작가는 오로라에 천착한 이유를 "만나기 힘든 오로라지만 내가 이 그림을 그리게끔 신의 선택 받은 것 같았다. 유럽인들에게는 오로라가 익숙해 내 화가로서의 정체성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오로라 연작은 다양하게 변주된다. 신비감을 극대화하는 터키블루로 오로라의 빛을 펼쳐보이는 그림 속에는 파리의 거리와 정원, 음악 연주자도 즐겨 그려 넣었다. 작가는 "점점 더 그림 속에 사람도 건물도 사라지고 오로라만 더 힘 있게 남아 있는 그림을 그리게 된다"고 말했다.
오로라를 더는 보지 못해도 그릴 소재가 남아 있을까. 작가는 "앞으로는 더 사람 냄새 나는 걸 그리고 싶다. 지금까지 만난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물론 오로라는 평생 그리게 될 거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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