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딛고 일어선 이주미, 박주영, 박보겸…‘제2의 임진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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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3시즌 다승왕(4승)을 차지한 임진희는 2018년에 데뷔했지만 상금랭킹 60위 밖으로 밀려 세 번이나 시드전을 다시 치러야 했다.
2020년에는 다시 드림투어(2부)로 떨어졌고, 시드전을 거쳐 복귀한 2021년 BC카드·한국경제 레이디스컵에서 마침내 첫 우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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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에서 벗어난 그는 지난해 맥콜·모나파크 오픈에서 생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올해 마침내 활짝 꽃을 피웠다. 투어 6년 만에 최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하며 4차례 우승과 함께 상금과 대상 모두 2위를 차지했고 평균타수에서도 3위에 올라 ‘대기만성’이란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그렇다면 ‘제2의 임진희’는 탄생할 수 있을까. 나온다면 누가 될까.
올해 정규투어 32개 대회에선 모두 10명의 생애 첫 우승자가 탄생했다. 2년 차에 최강자로 우뚝 선 이예원(3승), 루키로 우승 기쁨을 누린 방신실(2승), 황유민(1승)도 있지만 이들은 처음부터 주목받는 선수였다는 점에서 임진희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지난해 신인왕 경쟁에서 1위 이예원에 이어 각각 2위, 3위를 차지한 뒤 올해 우승 기쁨을 누린 고지우, 마다솜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임진희처럼 제법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다 올해 첫 승을 거둔 선수로는 이주미, 최은우, 박보겸, 서연정, 박주영이 있다. 이들 5명 중 ‘꾸준히 잘한’ 선수의 평가 지표인 대상에서 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는 이주미(20위), 그 뒤에 박주영(22위)이 자리했다. 2015년 정규 투어에 입문한 이주미는 1,2부를 오르내리다 올 4월 한국일보·메디힐 챔피언십에서 감격적인 데뷔 첫 승을 따냈고, ‘엄마 골퍼’ 박주영은 9월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역대 최다인 279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 승 기쁨을 누렸다. 점프투어(3부)를 포함해 하부 투어에서 5년 간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박보겸(41위)은 2021년 정규 투어에 입성한 뒤 2년 연속 시드전을 거치는 아픔 속에 드디어 올해 그토록 간절하던 첫 승을 수확했다. 서연정(54위), 최은우(67위) 역시 오랜 기다림 끝에 달콤한 열매를 따고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들 중 ‘제2의 임진희’가 나올 수 있을까. 내년 이맘 때 어떤 선수가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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