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의 과알세] 우주로 옮겨간 `軍정찰위성경쟁`… 南, 질세라 30일 발사 맞불

이준기 2023. 11. 2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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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의 군비경쟁이 우주 무대로 옮겨 불붙고 있다.

지난 21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린 데 이어 남한도 30일 첫 독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해 맞불을 놓는다.

하지만 남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경쟁 이면에는 각각 미국, 러시아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고 있어 우주기술 자립화를 위한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우리가 발사할 예정인 군사정찰위성에 비해선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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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
우주기술자립화 필요 지적도
북한이 지난 21일 오후 10시 42분 평북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천리마-1형 로켓에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발사하는 장면. 사진 연합뉴스·조선중앙TV 화면
국방부가 30일 발사하는 425사업을 통해 개발된 전자광학(EO)·적외선(IR)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5월 발사된 누리호 3차 발사 모습. 항우연 제공

남북한의 군비경쟁이 우주 무대로 옮겨 불붙고 있다. 그 중심에 군사정찰위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21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린 데 이어 남한도 30일 첫 독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해 맞불을 놓는다.

하지만 남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경쟁 이면에는 각각 미국, 러시아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고 있어 우주기술 자립화를 위한 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북한이다. 지난 21일 오후 10시 42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천리마-1형' 로켓에 정찰위성 1호인 '만리경-1호'를 실어 발사했다. 북한은 만리경-1호가 궤도에 정상 진입했고, 국내 주요 군사시설이 위치한 도시뿐 아니라 미국 괌, 하와이와 부산에 정박 중인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까지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 실패했던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데 이어 위성촬영까지 성공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만리경-1호의 촬영 영상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위성 카메라 성능이 어느 수준까지 개선됐는지는 정확히 판단하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두 차례 실패했던 때와 달리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카메라 성능을 일정 부분 향상시켰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우리가 발사할 예정인 군사정찰위성에 비해선 상당히 떨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우리 군은 북한의 만리경-1호와 같은 군사정찰위성을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처음으로 쏘아 올린다. 이 위성은 우리의 발사체가 아닌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다.

2018년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시작된 '425사업'은 북한의 핵시설, 미사일 발사기지 등 주요 전략표적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찰위성 5기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국방부는 425사업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으로 불리는 고성능영상레이더를 탑재한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기능을 탑재한 위성 1기 등 총 5기의 고해상도 중대형(800㎏)급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특히 SAR 위성은 공중에서 지상과 해양 레이더파를 순차적으로 쏜 후 반사돼 돌아오는 레이더파의 미세한 시간차를 통해 관측하는 것으로, 주야간뿐 아니라 눈·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도 관측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가운데 EO·IR 위성이 30일 발사되는 것이다. 이 위성은 근적외선과 가시광선을 활용해 영상을 얻는 방식으로, 30㎝ 수준의 해상도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군이 들고 있는 총기를 식별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수준이다. 우리가 운용하고 있는 아리랑 위성 3A호는 55㎝급, 차세대중형위성 1호는 50㎝급 해상도를 지닌다.

북한의 만리경-1호는 지난 5월 발사 실패 당시 해상도가 최대 1m 가량으로, 초보적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 방문을 통해 기술적 협력을 이끌어내 이전보다 다소 개선됐을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남한은 미국 발사체, 북한은 러시아의 위성 기술을 각각 활용해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나선 것이다.

과거 냉전시대 미국과 러시아 간 우주패권 다툼이 우주 과학기술 혁신으로 이어져 달, 화성 등 인류가 심우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듯이, 남북한의 우주 군비경쟁을 과학기술 역량 강화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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