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다시 만난 박진-왕이… '北도발' '시진핑 방한' 등 논의
(부산=뉴스1) 노민호 이창규 기자 = 우리나라와 중국 당국이 26일 외교장관회담을 열어 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양국 간 관심사 및 상호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한중외교장관회담에 임했다.
왕 부장은 이번 회담 및 오후에 열리는 한일중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2021년 9월 방한 이후 처음 우리나라를 찾았다.
이날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선 양국 당국은 물론 민간 교류 활성화 등을 위한 협력방안이 두루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한일중 정상회의 의장국이기도 한 우리나라는 이번 한일중 외교장관회의에 이어 늦어도 내년 초엔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계획. 아울러 우리 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우리나라 방문도 추진 중이다.
시 주석은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4년 7월 국빈 방한 이후 근 10년째 우리나라를 방문하지 않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2017년 집권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재임 중 2차례나 중국을 다녀갔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 내에서도 "다음엔 시 주석이 우리나라에 올 차례"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 측에선 이번 한중 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재차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북한은 작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5년 만에 재개한 이후 각종 도발을 이어왔으며, 특히 이달 21일엔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찰위성 발사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러시아 측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필요한 무기·탄약을 공급한 대가로 우주발사체 및 위성 완성 등에 필요한 기술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주요 우방국이자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 당국은 북한의 노골적인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함께 그간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 논의에 때마다 '미국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을 주장하며 제동을 걸어온 상황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중단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인공위성용 우주발사체 또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므로 북한의 위성 발사는 그 성패 여부와 관계없이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과 다른 유엔 회원국들 간의 무기거래도 금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 장관은 이날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이번 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2018년 '9·19남북군사합의' 중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의 효력 정지하는 조치를 취한 배경 등에 대해서도 재차 설명할 계획이다. 북한은 우리 측의 해당 조치에 따라 사실상 '9·19합의' 파기를 선언한 상태다.
'9·1합의'는 지난 2018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다. 여기엔 남북한 간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에서 MDL을 기준으로 남북 접경지에 △비행금지구역과 △포병 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금지 구역 △완충수역 등을 설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외에도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 역시 이날 한중외교장관회담에서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지난달 중국 당국이 구금 중이던 탈북민 수백명이 강제북송된 것으로 알려지자 '자기 의사에 반하는 북송은 안 된다'는 입장을 담은 서한을 왕 부장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왕 부장과의 회담에 앞서선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과의 한일외교장관회담에 임했다. 한일중 3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오찬을 함께 한 뒤 오후엔 3국 외교장관회의에 나란히 참석해 주요 현안들을 논의한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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