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초 회사의 성희롱 상사…녹음, 신고, ‘방탈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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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상사가 다른 사람 이야기하면서 "여자는 필요 없다"고 비아냥댑니다.
여자 품평, 얼평(얼굴 평가)하고, 자기 젊었을 때 클럽 가서 부킹하는데 '어디 줘도 안 먹을 거 같이 생긴 애들이 따지면서 튕긴다'며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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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상사가 다른 사람 이야기하면서 “여자는 필요 없다”고 비아냥댑니다. 여자 품평, 얼평(얼굴 평가)하고, 자기 젊었을 때 클럽 가서 부킹하는데 ‘어디 줘도 안 먹을 거 같이 생긴 애들이 따지면서 튕긴다’며 이야기합니다. 회식 안 간다니까 그냥 밥만 먹고 가라고 자꾸 강요합니다. 전무·상무 다 자기편이라고 기고만장해서 저를 갈구고, 저보고 비싸게 군다고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싸가지 없다고 까고, 좋게 받아치면 만만하게 보고요. 지나가듯 한 말이라 녹음도 못 했네요. 남초 회사여서 여자는 저 하나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2023년 11월, 닉네임 ‘엄지척제이지’)
A. 또라이 ‘극혐’ 꼰대 상사 오랜만이네요. 정신 개조도 쉽지 않아 보이는 상사와, 한편인 임원들이 낄낄대는 남초 회사라니. 저 같으면 ‘걍’ 탈출합니다.
‘줘도 안 먹는다’는 ‘혐오감 쩌는’ 말은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즉 성희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에 언어적 성적 언동으로 명시된 ‘음란한 농담’ 또는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에 해당될 수 있어요. 회사나 노동청에 직장 내 성희롱으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비싸게 군다’니 그건 또 뭔 ‘헛소리’인가요? 남자 상사에게 ‘꼬리 치며 싸게’ 굴어야 한다는 건가요? 여자 품평, 얼평질이라니 정말 가지가지 하네요. 직장갑질119가 지난 8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옷차림이나 화장 등 외모 지적을 받았다”는 응답이 18.2%였는데, 여성(28.7%)이 남성(10.1%)보다, 비정규직(23%)이 정규직(15%)보다 외모 지적 경험이 많았습니다. 비정규직 여성(31.5%)은 정규직 남성(9.6%)의 3배가 넘었고요. ‘얼평’은 일터에서 약자를 상대로 한 ‘성차별적 괴롭힘’입니다. 회식 강요는 ‘당근’ 직장 내 괴롭힘이고요.
마지막으로 싸가지 없다니요? 싹수가 없다는 뜻은 아닐 테고, 예의가 없다는 거겠죠? 윗사람한테 굽신대고 ‘꼬리 흔들고’ 바른말 한마디 못 하는 게 싸가지 있는 건가요? 회사에서 맡겨진 일만 잘하면 되지, 상사 ‘딸랑이’가 되라는 거냐고요? 그런 인간을 전무·상무가 감싸고돌아 기고만장한 회사라니, 다시 생각해도 빠른 ‘손절’이 답인 듯합니다.
녹음 못 했다고요? 늦지 않았어요. 여성을 인간과 동료가 아니라 성적 대상으로 생각하는, 돼먹지 않은 인간은 또 성희롱이나 괴롭힘 발언을 할 겁니다. 녹음 준비하세요. 회사가 뭉개지 못하게 꼭 노동청에 신고하세요. 성희롱과 괴롭힘 인정받고 ‘방탈출’ 해서 실업급여 받으면서 인간들이 모여 사는 회사로 이직하세요.
아 참. 어린 놈, 건방진 놈 등 ‘놈놈놈’ 막말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띄우기에 앞장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안철수씨 조용히 하세요”, “미스터 린튼”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싸가지 없다”고 비난하는 의원들과, 국민의힘 입당 전 “이준석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 내세울 게 나이와 ‘라떼’(나 때)밖에 없는 꼰대들의 전매특허 싸가지 타령을 2023년도인데 듣고 있으려니, 여야 거대 ‘꼰대 정당’이 판치는 대한민국 앞날이 우울합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
직장갑질119에서 평범한 직장인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노동권·인권 침해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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