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껐는데 왜 시원?…햇빛 몽땅 튕겨내는 ‘백색 타일’ 등장
태양광 99.6% 반사…건물 내부 기온 ‘뚝’

한여름에 냉방장치에 의존하지 않고도 건물 내부 온도를 손쉽게 낮출 수 있게 하는 외장재가 개발됐다. 외부에서 날아드는 햇빛 99.6%를 튕겨내는 특수 타일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타일을 건물 외벽에 붙이면 에어컨을 종전보다 적게 돌려도 된다. 전기 요금을 아끼는 것은 물론 전력 생산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방안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홍콩시립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특수 소재의 타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타일의 가장 큰 특징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빛 반사율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타일에 닿는 태양광의 99.6%가 반사된다. 깨끗하고 두껍게 쌓인 눈의 햇빛 반사율이 9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높은 수치다. 눈은 자연계에서 가장 빛 반사율이 높은 물질 가운데 하나다.
이런 높은 반사율을 구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일의 내부 형태 때문이다. 산화알루미늄을 소재로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이 무수히 뚫린 다공성 구조를 띠고 있다. 이 다공성 나노 구조 안으로 들어온 햇빛이 산란, 즉 튕겨서 돌아다니다 건물 외부로 방출되는 것이다. 건물 내부로는 햇빛의 열기가 스며들지 못한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홍콩시립대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실험 대상이 된 집 지붕에 이번에 만든 타일을 시공했더니 집 기온을 낮추기 위해 쓰는 에어컨 전기량을 20% 이상 아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타일이 흰색을 띠는 것도 인위적으로 백색 페인트를 발랐기 때문이 아니다. 내부의 다공성 나노 구조 때문에 빛이 흡수 없이 일제히 산란을 일으켜 사람 눈에는 흰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런 완벽한 흰색을 만드는 나노 물질을 ‘사이포칠러스 딱정벌레’라는 곤충을 보고 만들었다. 이 딱정벌레의 몸 외부는 새하얀 색을 띤다. 나노 구조 때문이다. 자신의 몸을 환경에 맞게 진화시켜 온 자연의 결과물을 통해 인간이 기존에 없던 최첨단 기술을 개발한 셈이다. 이번에 만든 타일은 건물 외장재로 썼을 때 맞닥뜨릴 날씨 변화에도 잘 견딜 정도로 높은 내구성을 지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로 에어컨 사용 전력을 만들기 위해 배출되는 온실가스, 그리고 건물이 열을 내뿜어 도시 기온이 올라가는 ‘열섬 효과’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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